요즘 난리 났다는 ‘가성비 골프’…알뜰 골퍼들 밤마다 가방 싸는 이유 [권준영의 머니볼]
그린피·캐디비 부담 줄인 실속 소비 확산…골프장도 야간 매출 공략
야간영업 골프장 250곳, 1년 새 24곳↑…노캐디·캐디선택제 118곳으로 확대
이제 전국 골프장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밤에도 골퍼를 맞는다. 기록적인 폭염과 고물가가 겹치면서 야간영업 골프장이 처음으로 250개소를 넘어섰다. 저렴한 그린피와 노캐디·캐디선택제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가성비 골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골프시장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운영 골프장은 527개소(회원제 152개소·비회원제 375개소)이며, 지난해 이용객은 4641만명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며 이용객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4600만명을 웃도는 높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시설을 추가 투자 없이 활용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야간영업이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낮보다 최대 4만2500원 절약…‘가성비 골프’가 뜬 이유
골퍼들이 야간 라운드를 찾는 이유는 단순하다. 더 시원하고,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강원 횡성 벨라스톤CC를 보면 7월 기준 주간(2부) 그린피는 평일 12만9000원, 주말 16만9000원이지만 야간(3부)은 평일 9만9000원, 주말 13만9000원으로 각각 3만원 저렴하다. 여기에 마샬캐디를 선택하면 팀당 캐디피는 주간 16만원에서 야간 10만원으로 줄어든다. 4인 플레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4만25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비용 절감 효과는 노캐디와 캐디선택제 확산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야간영업을 하는 대중형 골프장 가운데 노캐디 또는 캐디선택제를 운영하는 곳은 모두 118개소다. 대중형 골프장 전체의 31.6%, 야간영업 골프장의 60.5%에 해당한다. 세부적으로는 노캐디 운영 골프장이 81개소, 마샬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운영하는 골프장이 37개소다. 낮보다 저렴한 그린피와 캐디피 부담을 함께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알뜰 골퍼'들을 야간 라운드로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하우스캐디를 운영하는 골프장은 사정이 다르다. 야간 근무를 기피하는 캐디가 적지 않아 일부 골프장은 주간보다 1만원 많은 팀당 16만원의 캐디피를 받고 있다. 야간 캐디 수급난이 비용 절감 효과를 상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야간영업 확대는 대중형 골프장이 주도하고 있다. 18홀 이상 대중형 골프장은 263개소 가운데 134개소(51.0%)가 야간영업을 하고 있으며, 9홀 대중형도 112개소 가운데 60개소(53.6%)가 밤에도 문을 연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154개소 가운데 56개소(36.4%)만 야간영업을 실시 중이다.
대중형 골프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매출을 늘릴 유인이 크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 서비스와 코스 관리가 우선이어서 야간영업 확대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실제 대기업 계열 골프장과 공공 골프장, 소수 회원 중심의 프라이빗 골프장들은 잔디 보호와 인력 운영 부담 등을 이유로 야간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수도권 야간영업 골프장은 모두 81개소로 전국의 32.4%를 차지하며 1년 전보다도 5개소 늘었다. 수도권은 골프장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고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그린피 부담도 여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 라운드 선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군 골프장을 제외한 전국 운영 골프장은 527개소(회원제 152개소·비회원제 375개소)이며, 지난해 이용객은 4641만명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반면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군 골프장을 포함한 전체 운영 골프장을 564개소(회원제 153개소·대중형 370개소·비회원제 6개소·군 35개소)로 집계했으며, 지난해 이용객은 4709만명으로 전년보다 2.6%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 변화도 야간 라운드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부산의 연간 열대야 일수는 2015년 11일에서 2025년 54일로 늘었고, 광주 역시 같은 기간 11일에서 32일로 증가했다. 여름철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일상화되면서 낮보다 상대적으로 시원한 밤을 찾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한지형 잔디를 사용하는 골프장들은 폭염과 열대야로 코스 관리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간 영업은 이제 단순한 영업시간 연장이 아니다. 이용객 증가세가 둔화한 시장에서 유휴 시간대를 수익으로 바꾸려는 골프장의 전략이자, 고물가 시대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의 선택이 맞물린 결과다. 폭염과 열대야가 일상화되면서 야간 라운드 시장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코로나19 이후 고비용 구조가 이어지면서 골프장들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야간영업을 확대하고 있고, 골퍼들도 비용 부담이 적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야간 라운드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열대야 증가까지 겹치면서 야간 영업 골프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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