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사 왜곡, 혐오 발언도 ‘내편 네편’이 기준인가

배재고 선수들의 스타벅스 응원 논란과 중징계 이후에도, 5·18 혐오 발언과 표현의 자유 문제가 확산하고 있다. 총리급인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5·18이 성역화됐다”고 비판하자, 6일 청와대는 “사안이 엄중하다”며 사퇴를 권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그 직후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사퇴했다. 배재고 선수들과 학부모, 교직원 등 86명은 이날 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했다.
조국 전 대표는 일부 아이돌의 말투까지 문제 삼아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웹툰의 ‘5분 23초’ 장면을 두고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인 5월 23일을 연상시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야당은 “이제는 말투나 만화 내용까지 트집 잡아 사상 검증을 하려 한다”며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비판했다.
지역·계층·성별에 대한 혐오 및 차별 발언은 비판 받아야 한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과 배재고 사태를 보며 2030이 진보 진영에 반감을 갖는 것은 혐오 및 차별 발언의 기준이 자의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민주당 진영은 자신들의 혐오 및 비하 발언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상대 진영에 대해서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교육부 장관은 과거에 ‘천안함 음모론’ 글을 공유해 용사들과 유족들을 모욕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일을 ‘탕탕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문제 발언에도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됐다. 민주당이 배출한 전 대통령에 대해 이런 막 말을 했다면 민주당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는 보지 않아도 훤하다.
5·18 ‘탱크데이’ 이벤트를 문제 삼았던 인사들은 친여 유튜버가 “일베는 온라인상에서 탱크로 밀어 버려야 한다”고 말한 것은 문제 삼지 않았다. 스타벅스 응원 고교 선수들은 대학 입시와 프로야구 입단까지 불이익을 받는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5·18 모욕 유튜버는 자기들 편이라는 이유로 형식적 사과만 했을 뿐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스타벅스 ‘탱크듀오 세트’의 21% 할인율이 계엄군의 발포일인 5월 21일을 연상시킨다는 ‘음모론’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최근 한 화장품 회사의 ‘잊지 말자 625%, 침투하자 더 깊게’ 광고는 문제 삼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나 혐오·차별 발언 여부도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우리 편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따지고 있다. 자기 진영에는 너그럽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가혹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2030들이 민주당 사람들의 위선을 비웃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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