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이돌 방언을 극우로 몬 조국… 책임있는 정치인 행태 아니다

2026. 7. 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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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지난달 17일 광주 서구 치평동 브리브 광주 바이 롯데호텔에서 열린 6·3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경남 거제 출신의 한 신인 걸그룹 멤버가 유튜브 방송에서 “무섭노”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느닷없이 ‘일베(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식 극우 혐오 표현‘이라며 사상 검증에 나섰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독백과 감탄사마저 현미경을 들이대며 극우 성향의 낙인을 찍으려 드는 모습에 대중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지나친 억측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방언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영남 지역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혼잣말로 “와 이리 무섭노”, “짜증나노” 같은 표현이 자연스럽게 쓰인다. 이를 두고 조 전 대표는 해괴한 언어학적 문법 잣대를 들이대며 ‘일베 구별법’을 강의하듯 훈계했다. 그는 5일 페이스북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기 웹툰이자 드라마인 ‘김부장’ 원작자를 언급하며 특정 장면에 등장한 ‘5분 23초’라는 표현에 대해 “5·23 사용 이유는 의문”이라고 했다. ‘5분 23초’라는 일상적인 시간마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5월 23일)과 억지로 연결지으며 음모론적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세상의 일상적 언어와 창작물을 온통 ‘일베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재단하려는 확증편향이자 과도한 사회적 피로감을 유발하는 무책임한 처사다. 이에 대해 개혁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2019년 죽창을 들자던 분이 오늘은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고 한다”며 “경남 거제 출신의 스물두 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고 비판했다.

대중을 향해 가혹하고 엄격한 도덕적·언어적 검열관을 자처하는 조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자신의 과거와 비교해보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자녀들의 대입 과정에서 허위 스펙과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명백한 범죄 행위가 드러났음에도 “청탁은 없었다”, “실제 인턴을 했다”며 국민을 상대로 거짓 해명을 늘어놓았다. 결국 입시 비리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돼 국회의원직까지 상실한 인물이, 정작 자신과 일가의 허물에는 관대하면서 타인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는 ‘혐오’의 굴레를 씌우고 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청년들의 고단한 삶을 살피고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는 것이다. 법학자 출신이자 공당(公黨)을 이끄는 정치인이 청년 세대의 언어 현실은 외면한 채, 말꼬리를 붙잡고 마녀사냥식 검열을 주도하는 것은 결코 책임 있는 행태가 아니다. 타인에게 들이대는 엄격한 잣대의 백분의 일이라도, 사법 처벌을 받은 자신에 대입해 자성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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