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의 생존투자] ETF 거래 늘자 증권사 교육세 7배 급증… "비용 투자자에 전가 우려"
전년 대비 639% ‘폭증’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급성장으로 증권사들의 교육세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부터 과세표준 1조원 초과 구간에 1% 세율이 적용되는 가운데, 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매매이익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호가 스프레드를 넓힐 경우 ETF 괴리율 확대와 투자자 거래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의 주식·집합투자증권 매매이익을 분석한 결과, 올해 이들 증권사의 교육세액은 4949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670억원 대비 4279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증가율은 639%에 달한다.
교육세는 금융·보험업자의 수익금액을 대상으로 부과된다. 이자, 배당금, 수수료, 유가증권 매각이익 등이 과세 대상이며 1년 단위로 계산해 분기마다 납부하는 구조다. 기본 세율은 0.5%지만 올해부터 과세표준이 1조원을 넘는 구간에는 1% 세율이 적용된다.
문제는 ETF 시장 성장으로 LP 업무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LP는 ETF의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투자자가 ETF를 원활하게 사고팔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하고 괴리율을 관리하는 장치다.
그러나 LP가 시장 조성 과정에서 발생시킨 주식·집합투자증권 매매이익도 교육세 과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ETF 거래가 늘어날수록 LP 관련 매매이익 규모도 커지고, 이에 따라 교육세 부담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비해 2분기 거래가 압도적으로 많아 교육세는 점차 늘어날 예정"이라며 "작년보다 훨씬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호가 스프레드를 벌리면 그 중간에서 매매차익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거래량은 줄어 교육세 부담을 낮추려 할 수 있다"며 "결국 증권사는 이런 방식으로 비용을 커버하겠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자에게 전가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교육세를 직접 납부하지 않더라도 간접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세금이 증권사의 비용으로 반영되면 ETF 매매 과정의 호가 스프레드 확대, 유동성 축소, 괴리율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ETF는 투자자가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상품인 만큼 LP의 역할이 중요하다. LP가 적극적으로 호가를 제시해야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가 줄어들고, 투자자도 적정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세 부담이 커지면 LP들이 호가 제출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당장 LP 부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단계까지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호가 제출 폭을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ETF 거래비용은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다른 관계자는 "LP들의 역할은 괴리율을 조정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교육세 문제가 부각되면서 LP 기능 위축 우려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 교육세 문제는 처음 도입됐을 때부터 문제가 됐던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어 "ETF 시장 활성화 정책과 연금자산 유입으로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LP 기능에 세 부담이 집중되면 시장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교육세 부담이 투자자 비용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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