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용의 재계비화] SK그룹, 울산 이어 포항에도 AI DC 똑똑...AI·반도체·에너지 결합 본격화

강일용 2026. 7. 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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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5GW AI DC 구축 일환
AI DC와 SK그룹 시너지 기대감 커져
SKT·하닉·이노·케미칼·에코플랜트·온 등 수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K그룹이 '토큰 경제'를 이끌 핵심 인프라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에 10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울산에 이어 포항에도 AI DC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핵심사업인 반도체·에너지와 AI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SK그룹의 미래 성장전략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그룹, 포항에 80조 투자...지난 8년간 투자 약속 넘어서"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철우 경북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SK그룹이 경북 포항 지역에 80조원을 투자하기 위한 사전답사 차원에서 지난 3일 현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80조원은 대단한 투자 금액"이라며 "경북이 지난 8년 동안 투자를 약속받은 금액인 76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2035년까지 전국 각지에 15GW(기가와트) 규모 AI DC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 기반의 지능생산시장을 선점하고 한국이 글로벌 AI 수출국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다.

SK그룹은 현재 구축 중인 울산 1GW를 포함해 대구·경북권 2GW, 중부권 1GW, 호남권 1GW 등 규모로 AI DC를 조성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경권 2GW 후보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이 지사가 SK그룹과 접촉을 공식화하면서 울산에 이어 포항이 대경권 AI DC 구축을 위한 강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이 지사는 "기업들은 (투자를 위한) 준비된 곳에 갈 수밖에 없다"며 "(SK그룹이) 둘러본 지역 중 포항 블루베리산단이 가장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서 포항에 우선 투자를 검토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GW급 하이퍼스케일(초거대) AI DC를 구축·운영하려면 전기와 용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이 지사는 "공단 하나를 닦는 데 10년이 걸리고 전기와 물을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투자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 만큼 결국 준비한 지역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투자 유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AI DC와 SK그룹간 시너지 극대화...계열사 동반성장 구상

최태원 회장은 향후 기업 경영 방식이 기존 인건비 관리에서 AI 모델이 데이터를 분석·추론하는 최소 연산 단위인 '토큰'을 기준으로 AI 운영 비용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토큰 경제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호출해 업무를 자동 처리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선도 기업이 이를 핵심 경영지표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사람 대신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AI DC 수요는 미국·중국·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SK그룹이 AI DC 구축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AI DC와 SK텔레콤(SKT),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간 사업 시너지 효과가 큰 것이 있다. 

빅테크가 AI 에이전트를 기업과 개인에게 제공하려면 전 세계 곳곳에 AI DC를 지속해서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SK그룹이 이러한 빅테크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함으로써 골드러시 시대의 곡괭이·청바지 판매자와 같은 안정적인 백엔드 비즈니스 성장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AI DC 구축의 주체인 SKT는 AI DC 운영·관리 및 글로벌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노하우와 수수료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성장이 정체된 이동통신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미래 먹거리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AI DC 구축에 필요한 메모리(HBM 포함)과 낸드 플래시를 공급함으로써 반도체 슈퍼 사이클 장기화와 매출·영업이익 극대화가 기대된다.

AI DC의 막대한 전력소모를 감당하려면 정부·한국전력이 공급하는 전기뿐만 아니라 민자 발전소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일례로 SK그룹의 울산 AI DC는 SK가스의 민자발전 자회사인 울산GPS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24시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실제로 산업계에선 SK그룹의 AI DC에 SK이노베이션 E&S와 SK가스, SK케미칼 등의 민자발전 자회사가 주 전력 공급자 또는 보조 전력 공급자로 참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SK온도 SK그룹 AI DC 사업으로 많은 수혜를 볼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용인·청주 반도체 클러스터뿐만 아니라 SK그룹 AI DC 시공을 전담하는 형태로 매출·영업이익과 도급순위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SK온도 AI DC의 주 전력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정해지면 GWh급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공급해 조 단위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남권 AI DC의 경우 LNG·원자력보다 신재생 에너지 기반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