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외인 물량 받아낸 개미…빚투 확대 '경고등'
신용거래융자 잔고 사상 최고치 경신
반대매매 리스크와 수급 불균형 우려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지속적으로 받아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자예탁금이 2개월 만에 120조원 밑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신용공여잔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가 하락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119조9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거래일 연속 감소한 수치로 예탁금 규모가 120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4월 16일(119조743억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코스피가 8000선에 안착한 이후 랠리를 이어가며 예탁금은 지난달 4일 사상 최고치(139조6948억원)를 기록했으나 이후 1개월여 만에 약 20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예탁금 감소 추세는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간의 수급 교차 과정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55조2731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45조709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출회 물량을 대부분 소화했다. 지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개인의 현금성 대기 자금이 주식 매수로 전환된 결과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40조원대에 해당하는 개인 매수 대금이 단순 현금 투입이 아니라 차입을 동원한 결과라는 점이다.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일 기준 37조7187억원으로 최근 3개월 만에 4조원 넘게 증가했다.
올 2분기 일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5조원대로 지난 1분기 대비 15%대 증가하며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5월 29일 처음 38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달 24일에는 38조632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초단기 빚투 지표인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연초 9273억원에서 지난달 말 1조2983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러한 차입 투자 확대로 시장 내 반대매매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가 결제 기한 내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 비중(미수금 대비)은 연초 0.8%에서 지난달 말 5.6%로 대폭 확대됐다. 자기자본의 100% 한도 내에서만 신용을 공여할 수 있는 증권사들의 대출 여력도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예탁금이 축소된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물량을 개인이 부채로 방어하는 현재의 수급 구조를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예탁금을 주식 매수에 대부분 소진한 이후에도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없다는 불안감(FOMO)에 차입 자본까지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특정 대형 주도주로 수급이 쏠리며 단기 차익을 노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현재 코스피 시장은 수급상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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