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째 미완성”…하메네이 장례식장이 드러낸 이란의 민낯

김송이 기자 2026. 7. 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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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직후 모살러 건설 추진돼
첨탑 철근 그대로 드러나 있어
235건의 안전 문제 발견되기도
“강한 국가 모습과 극명히 대조"

지난 4일(현지 시각)부터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이 시작된 가운데, 장례식이 열린 테헤란 중심의 대규모 예배시설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를 두고 하메네이 정권의 무능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서 열린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공개 추모식에서 조문객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녹색 돔 뒤로 보이는 타워크레인은 모살라가 아직 완공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로이터=연합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 시각) ‘피살된 이란 최고지도자가 잠든 곳, 그의 실패를 상징하는 40년 미완성 건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랜드 모살라는 본격적인 계획과 공사가 시작된 지 거의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완공되지 못했고, 곳곳이 낡고 훼손돼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실제 하메네이의 장례식이 열린 당시에도 모살라의 두 첨탑은 철근이 그대로 드러나 있을 정도로 미완공 상태였다. 거대한 녹색 돔 옆에는 대형 타워크레인이 여전히 서 있어 공사가 계속 진행 중임을 보여줬다.

건물 내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취재진이 모인 주차장 가운데 한 곳은 아스팔트가 벗겨져 먼지와 자갈이 드러나 있었고, 조문객들이 기도하고 추모하기 위해 오르내린 긴 계단도 곳곳이 부서지고 닳아 있었다. 테헤란의 한 재난관리 담당자는 당국이 이 복합시설에서 모두 235건의 안전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살라 건설은 이란이 성직자 통치 체제를 도입한 1979년 이슬람 혁명 직후 추진됐다. 혁명 이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주요 금요 예배를 보다 큰 규모로 치르기 위한 새로운 기도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88년 당시 이란 대통령이던 하메네이는 이슬람공화국의 창시자이자 초대 최고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에게 서한을 보내 테헤란 북중부 약 102만㎡(약 31만 평)의 부지를 모살라 건설에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호메이니가 이를 승인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란 정부는 페르시아·이슬람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가 파르비즈 모아예드 아흐드의 설계를 채택해 1990년대 중반 공사를 시작했다. 현재는 높이 약 72m의 대형 입구(포르티코), 높이 약 63m의 돔, 높이 약 135m의 첨탑 두 개, 약 6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앙 광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공사는 여러 차례 완공 시점이 연기됐음에도 지금까지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란 독립언론 파이낸셜 트리뷴은 지난 2017년까지 모살라 공사에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가 투입됐으며, 향후 5년 안에 완공하려면 추가로 20억 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사업 책임자들이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메네이 재임 시절 모살라 공사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조직에 맡겨졌지만, 수년간 정부 기관들은 공사 지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2015년에는 모살라 측이 당시 테헤란시가 공사를 지연시켰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NYT는 “이 같은 시설의 모습은 하메네이의 일주일간 이어진 장례 기간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견뎌낸 강하고 유능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려 했던 이란 정부의 의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스웨덴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마흐디에 골루는 소셜미디어(SNS)에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 미완성된 비대칭 첨탑 두 개를 사진에서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하메네이 시대의 무능과 부패를 상징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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