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출휴 쓰겠다”하니 “무책임” 비판...日 소도시 35세 女시장 임출육, 전국적인 논란거리로

일본 교토 인근의 소도시 야와타시에서 시작된 한 여성정치인의 선택이 일본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35세의 가와타 쇼코 야와타시 시장이다. 가와타 시장은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시장 신분으로 출산 휴가를 4개월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선택은 일본 정치와 노동, 그리고 성평등 문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며 전국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6일 BBC에 따르면 가와타 시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9월 출산을 앞두고 약 4개월간의 휴가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일반 여성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출산 전후 휴가 기준을 준용해 신청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시장과 같은 선출직 공직자에게 적용되는 명확한 출산휴가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가와타 시장은 공식적인 ‘출산휴가’가 아닌, 부시장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해당 발표 직후, 야와타시와 일본 사회는 축하와 비난으로 갈렸다. 일부 시민들은 직접 만든 아기 신발을 선물하며 응원의 뜻을 전했고, 정치권 일각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시나가와구의 모리사와 교코 구청장은 “휴가를 내는 것이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했다. 반면 비판도 거셌다. 항공막료장 출신 타모가미 토시오는 SNS를 통해 “공직자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며 “임신 계획이 있었다면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쟁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문제가 아닌 일본 사회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경제 규모 면에서는 세계 4위의 선진국이지만, 성평등 지표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성별 격차 지수에서 일본은 146개국 중 118위를 기록하며 G7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정치 분야에서의 성별 불균형은 특히 두드러진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장 약 1700여 명 중 여성은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와타 시장의 결정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의 출산 휴가를 비판하는 것은 결국 임신 가능한 모든 여성을 공직에서 배제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시스템은 바꿀 수 있지만 사람은 바꿀 수 없다”며 “나는 남자가 될 수 없다”고 언급해 일본 정치 구조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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