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오남용] ② 특별감시단 만들고 AI 활용 단속…사각지대 없앤다
취급자 감독 의무·처벌도 강화…"정당한 사용 위해 관리 정교화해야"
![의료용 마약류 안전관리 추진계획 발표하는 오유경 식약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6/yonhap/20260706120303680gppg.jpg)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프로포폴, 페티딘을 비롯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면서 정부가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정부는 7월 1일 '의료용 마약류 특별감시단'을 출범했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감시망 구축을 추진하는 등 의료용 마약류 관리 강화에 나섰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투약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찾아내고 의료 현장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는 부적절한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특별감시단 출범·AI 분석 도입…마약류 관리 체계 고도화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마약류 사용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정부도 관리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는 수술·치료 과정에서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의존성과 중독 가능성이 있어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 최면 진정제 졸피뎀과 미다졸람, 식욕 억제제 등이 관리 대상이다.
미국 정부가 대량 유입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대량살상무기'로 지정한 펜타닐도 대표적 의료용 마약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부 의료기관이 본래의 치료 목적에서 벗어나 반복·과다 처방을 잇달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나자 50명 규모의 의료용 마약류 특별감시단을 발족해 본격적인 감시 활동에 들어갔다.
감시단에서는 식약처 관계자, 지자체 마약류 감시원과 의료 감시원이 활동한다.
총괄기획팀, 분석지원팀, 집중단속팀, 수사지원팀으로 구성된 감시단은 데이터 분석은 물론 현장 점검, 후속 조치까지 체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페티딘, 케타민 등에 대한 정밀 감시를 실시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식약처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감시단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축적된 처방·투약 정보를 기반으로 오남용 의심 사례를 선별하고 점검하는 역할도 맡는다.
단순 신고 접수나 사후 적발 중심에서 벗어나 AI·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위험 징후를 먼저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NIMS에 있는 자료와 유관 기관 정보를 분석해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사용·유통을 신속하게 감시하고 오남용을 차단하는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을 연내에 완성할 계획이다.
K-NASS를 이용하면 기존에 2∼3주가 걸렸던 감시 대상 선정 작업이 3일 이내로 대폭 감축된다.
또 AI 기술을 활용한 이상 징후 상시 감시 체제도 마련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처방량이 많은 마약류를 중심으로 감시했는데, 앞으로는 명의 도용이나 취급 보고 불일치 등 다양한 요소를 AI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점검 실효성과 감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AI 365일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의사가 약을 처방하기 전 환자의 과거 마약류 투약 이력을 확인해야 하는 대상으로 기존 펜타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식욕 억제제에 졸피뎀을 추가하면서 관리를 강화했다. 8월에는 프로포폴도 확인 대상이 된다.
오는 12월부터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와 연계해 환자의 처방 당일 마약류 투약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할 방침이다.
![프로포폴 등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 압수품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6/yonhap/20260706120303861lyef.jpg)
부정 사용 차단 위해 감독 강화…위반 땐 강력 제재
정부는 의료용 마약류 수사 기법을 개선하고 부정 취급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지능화·조직화되는 마약류 범죄를 적발하기 위해 신분 비공개 수사, 신분 위장 수사 기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의료용 마약류 취급자가 정해진 목적 이외에 다른 용도로 마약류를 사용하거나 불법 유출할 경우 고액의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의료용 마약류 관련 부정 행위를 적발하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한 경제적 책임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의료용 마약류 취급자가 종업원 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 처분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당국은 의료용 마약류와 관련해 중대한 위반 행위를 한 취급자를 모은 명단을 공표하는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 취급이 늘고 있는 동물병원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동물병원은 동물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하는 경우 동물 소유자 또는 관리자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의무가 없어 마약류가 불법 유출되거나 관리가 부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식약처는 프로포폴 처방량이 많은 동물병원을 점검하는 한편, 진료 정보 수집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단호히 끊어낼 수 있도록 철저한 감시와 엄정한 제재로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필요성 고려한 정교한 관리 체계 필요"
전문가들은 의료용 마약류 규제 강화가 필요하지만, 정상적 치료 목적 사용까지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암 환자 통증 관리나 수술·시술 등 의료용 마약류가 필요한 영역이 있는 만큼 무조건적 사용 제한보다는 위험 사례를 선별하는 정교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도 특별감시단 운영 등을 통해 의료 현장의 정상적 처방은 보호하면서 오남용이 의심되는 사례를 집중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료인 스스로가 의료용 마약류 접근권을 악용하는 사례 등에 대해서는 감시 체계 개선뿐 아니라 법적 책임 구조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감시 체계가 강화되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새로운 유형의 오남용 사례에 대응하려면 현행 제도에 미비점이 없는지를 지속해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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