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응원 화환’ 이진숙…“학생들은 성숙하게 사죄, 부끄러운 눈으로 보라”

이유진 기자 2026. 7. 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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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사죄한 배재고 용기와 광주일고 포용에 경의”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6월4일 대구 달성군 선거사무소 앞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의원이 배재고에 보낸 화환. 연합뉴스, 이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이 서울 배재고에 응원 화환을 보낸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매우 부적절하며, 최소한의 역사의식마저 의심케 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6일 서면브리핑에서 “학생들은 성숙하게 사죄했고 국회의원은 미숙하게 화환을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광주제일고(광주일고) 선수들을 향해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스타벅스 응원가’를 불렀다가 지난 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명은 이날 오후 광주일고를 사과 방문하고 5·18 민주묘지를 함께 참배할 예정인데 이를 하루 앞둔 5일 이 의원이 “스타벅스가 5·18과 무슨 관계가 있나”, “배재고 학생들과 함께 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화환을 배재고에 보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박 대변인은 “배재고 야구부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는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과오”라면서도 “다행히 교육의 힘과 연대의 정신은 살아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죄에 나선 배재고의 용기와, 이를 너른 마음으로 받아들인 광주일고 공동체의 포용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의원이 화환을 보낸 것을 두고는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 대변인은 “배재고 사태에 대한 교육적 해결 절차가 차분히 진행 중임에도,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를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특히 국민의힘의 모 의원이 배재고에 응원 화환을 보낸 행동은 매우 부적절하며, 최소한의 역사의식마저 의심케 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갈등을 중재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이, 배재고 사태를 지지층 결집의 불씨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은 화환을 보내 진영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가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와 상호 존중의 태도를 배우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든든히 지원하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아이들의 성숙한 발걸음을 부끄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자성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지역구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낸 논평에서 이 의원이 배재고에 ‘응원 화환’을 보낸 것을 “사회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부채질하는 저급한 정치”라고 비판하며 자숙을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배재고 학교장과 총동창회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5·18 묘역 참배를 통해 성숙하게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 마당에 국회의원이라는 공인이, 역사적 고통을 먼저 경험한 어른이 잘못을 지적하고, 반성과 용서의 미덕을 선도하기는커녕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전도된 가치관, 저급한 정치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구참여연대는 이 의원을 향해 “배재고 사태가 왜 5·18에 대한 모욕인지 모른다면 ‘사실과 맥락’을 이해하는 문해력에 문제가 있다”며 “그 정도의 문해력도 없는 사람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세비를 챙겨갈 자격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구참여연대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평가받는 대구 2·28민주운동을 언급하며 “누가 2·28을 부정하고, 모욕한다면 이 의원은, 대구시민은 가만히 있을 것인가”라며 “2·28 도시의 국회의원이 5·18 모욕을 부추기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다. 이 의원은 대구 시민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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