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아기 울음 늘어난 전남광주 5개구…산후조리원 '예약 전쟁'
분만실 대기부터 6박 7일 조기퇴소까지…출산 인프라 비상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1. 지난달 5일 광주에서 출산한 차예지 씨(33·여)는 아기를 낳은 뒤 분만실에서 3시간 30분가량 대기해야 했다. 출산한 산모가 몰리면서 입원실 자리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 끝에 배정받은 병실도 1인실이 아닌 4인실이었다.
#2. 자연분만한 오 모씨(33·여)는 이틀 입원 후 산후조리원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리원 대기로 인해 병원 입원실에서 이틀을 더 지냈다. 어렵게 입소한 조리원에서도 밀린 대기 탓에 "일찍 퇴소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2주 대신 6박 7일 만에 나와야 했다.
#3. 김경한 씨(36) 부부도 2주간 산후조리원 이용을 원했지만 예약이 꽉 차 일반실 대신 200만 원가량 더 비싼 스위트룸을 선택했다.
아기 울음이 늘어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5개구에서 산후조리원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혼인 건수가 3년 연속 증가하고 출생아 수도 반등하면서 일부 산모들은 분만 후 입원실 대신 분만실에서 대기하거나 산후조리원을 일찍 퇴소하는 등 출산 인프라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4901건까지 감소했던 광주 5개구의 혼인 건수는 이듬해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5983건까지 늘었다. 3년 연속 증가세다.
출생아 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3년 6172명이던 출생아 수는 지난해 6507명으로 늘었고, 올해 4월까지도 2566명이 태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2178명)보다 약 400명 증가했다.
반면 분만 인프라는 오히려 위축됐다. 현재 5개구에서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대학병원 2곳과 분만 산부인과 5곳 등 총 7곳이다.
2014년 21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5곳의 분만 산부인과는 모두 산후조리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늘어난 출산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조리원은 기존 표준 이용 기간인 2주 대신 6박 7일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일부 조리원은 예약이 몰리면서 임신 30주 이후 산모만 예약을 받고 있다.
한 조리원 관계자는 "연초나 연말처럼 출산이 몰리는 시기에는 6박 7일 이용 뒤에는 연장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언제 출산이 집중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예약을 미리 받지 않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조리원 관계자도 "현재는 6박 7일만 예약을 받고 연장 여부는 당시 분만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며 "요즘은 어느 병원 조리원을 가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 사이에서는 임신 초기부터 산후조리원을 알아봐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주간 이용할 수 있는 산후조리원을 찾는 관련 문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산모들은 6박 7일간 병원 조리원을 이용한 뒤 광주의 사설 산후조리원 두 곳으로 눈을 돌리기도 하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병원 조리원 이용료는 해당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 기준 1주일에 100만 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반면 사설 조리원은 1주일에 적게는 350만 원부터 2주에 최고 700~1000만 원에 이르고 있다.
5개구에는 공공형 산후조리원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지역 정치권에서도 공공형 산후조리원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당시 광주시는 단기간 내 설립은 어렵다며 저소득층 산후조리비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바 있다.
차 씨는 "조리원에서 몸조리를 더 하고 싶어도 연장도 안 되고 사설은 일반 직장인이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의 가격"이라며 "인근 지역 공공 산후조리원도 알아봤지만 예약이 쉽지 않았고 신생아를 데리고 멀리 이동해야 하는 부담도 있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친정 부모님의 도움을 받거나 산후도우미를 더 오래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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