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불법 아니다”] 살인적 손배·가압류 없는 비정규직 ‘원청파업’ D-9

이재 기자 2026. 7. 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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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아니다” 교섭 지연에 쟁의권 확보 소수 … 민주노총 “과거 관습 젖은 원청·정부에 경종”
▲ 개정 노조법 시행 첫날인 지난 3월10일, 민주노총이 서울 세종대로에서 연 '진짜 사장 나와라!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원청 사용자를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파업이 코앞이다. 그런데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른 교섭이 지연돼 파업권을 확보한 비정규직·간접고용 노동자가 많지 않다. 산업 전반을 뒤흔들 규모의 파업은 어렵다. 다만 그간 불법으로 묶였던 하청노동자의 원청 사용자를 향한 쟁의행위가 처음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왔다는 의미는 크다.

15일 전후해 대규모 집회 예고

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노총은 이달 8일 총파업을 선포하고 15일 실제 파업을 한다. 이보다 먼저 산별노조·연맹별 집회를 진행한다. 11일 쟁의권이 없는 공무원과 교사가 임금인상과 보수위원회 구성, 연금 소득 공백 해소와 정치 기본권 등을 요구하면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4일에는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동자가 집회를 열었다. 파업 당일인 15일에는 돌봄노동자 2천500명을 비롯해 콜센터 노동자가 서울에서 사전대회를 연다. 같은날 본대회에는 산별 조합원이 집결한다. 이후 23일에는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 대회를 연다.

실제 파업으로 일손을 놓는 곳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화오션 조선하청 노동자가 주축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가 쟁의권을 얻었다. 두 지회는 지난 2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을 중지하면서 쟁의권을 획득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고, 현대자동차지부도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미 파업 중인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도 있다. 한국장학재단과 국세청 콜센터 노동자인 서비스연맹 조합원들도 쟁의권을 갖고 있다.

교섭단위 나누고 사용자성 따지는 데 넉 달

7월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쟁의권 확보가 여의치 않은 것은 원·하청 교섭이 예상보다 지연된 탓이다. 민주노총은 3월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교섭단위 분리와 교섭요구 사실공고 그리고 시정공고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을 고려할 때 7월 중순께 쟁의권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봤다. 정부가 노조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원청교섭에 나선 하청 노조의 단위별 창구단일화를 요구하고, 노동위의 사용자성 판단이나 교섭단위 분리 판정 뒤 한 달 이후에야 결정문이 송달돼 재심 절차 등도 지연했다.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된 플랜트건설노조도 노동위 쟁의조정 등을 남겨놓고 있어 아직 쟁의권을 온전히 확보하지 못했다.

그간 하청 노조의 파업에 모두 불법 딱지를 붙이던 관행은 이번엔 통하지 않는다. 교섭권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법원은 그간 하청 노조가 원청 사업장에서 쟁의를 하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원청을 상대로 파업하는 것은 근로계약관계가 없다며 불법으로 처벌했다.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도 허용하면서 부진정연대책임까지 적용해 천문학적인 손배 청구로 파업 자체를 틀어막는 노무관리 전략이 성행했다. 그러나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 파업이 합법화되면서 이런 관행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잘못된 해석지침·시행령으로 교섭 지연 용인"

한편 노동계는 사용자성을 부인하는 데 급급한 원청과 이를 관망만 하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원청 사용자가 여전히 이윤은 챙기면서 사용자 책임은 부정하는 과거의 관습에 젖어 교섭을 외면하고 있고, 정부 역시 잘못된 해석지침과 시행령 등으로 이런 상황을 용인한 책임이 크다"며 "민주노총은 이런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위력적인 결의대회를 치러 원청교섭을 성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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