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나이 33살 기막힌 조직"…편의점 히트상품의 비밀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출점 경쟁 막히자 상품기획 조직 재편
SNS·AI로 유행 찾고 한 달 만에 출시

편의점업계가 신상품 기획 조직을 20·30대 실무자와 데이터 전문가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새 점포를 내 성장하던 시대가 저물자 먹방 크리에이터, 버추얼 아이돌, 중국발 디저트처럼 유행을 먼저 상품화하는 능력이 승부처가 됐다. 현장 감각이 빠른 MD들은 전국 핫플레이스를 돌며 아이템을 발굴하고, 데이터 조직은 해외 SNS 반응을 분석해 다음 히트상품을 찾고 있다.
점포 수 전년보다 2.9% '뚝'…2년 연속 줄어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는 5만3266개로 전년보다 2.9% 줄었다. 2023년 5만4893개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CU와 GS25는 각각 1만8000개 안팎의 점포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저수익 점포 정리에 들어갔다. 새 점포를 내는 것보다 기존 점포에서 팔릴 상품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GS25는 지난해 12월 ‘트렌드상품 차별화팀’을 신설했다. 빠르게 바뀌는 국내외 소비 트렌드를 상품으로 옮기는 전담 조직이다. 팀원 5명의 평균 연령은 33세다. 팀 막내는 김윤하 매니저(24)다. 팀을 이끄는 김민관 팀장(39)은 GS리테일 전사 최연소 팀장이다. 김 팀장은 주요 브랜드 프로젝트와 가공식품 MD를 거친 상품기획 전문가다.
트렌드상품 차별화팀은 국내외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 조짐을 찾는다. 가능성이 큰 아이템은 직접 구매해 맛과 품질, 시장성을 평가한 뒤 MD와 공유한다. 이 팀이 기획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협업 상품은 우리동네GS 앱 사전예약에서 15분 만에 1만1000개가 팔렸다. 먹방 크리에이터 쯔양과 협업한 ‘쯔양 BIG꿀호떡’은 누적 판매량 120만 개를 넘었다.
"데이터 분석 통해 유행 가능성 찾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데이터 분석 조직으로 유행 가능성을 찾아낸다. BGF리테일 빅데이터팀은 2013년 ‘트렌드분석팀’에서 출발해 2019년 7월 CX본부 산하 ‘빅데이터팀’으로 개편됐다. 현재 8명으로 구성됐으며 상품기획(MD), 영업, 데이터 분석, IT 출신이 함께 일한다. 팀 막내는 통계학을 전공한 장정윤 주임(25)이다.
빅데이터팀은 해외 SNS 채널과 검색 데이터를 자체 인공지능(AI) 크롤링 툴로 모니터링한다. SNS 알고리즘을 타고 빠르게 번지는 이슈를 포착한 뒤 바이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상품기획, 영업, 마케팅 부서와 공유한다. 신상품 출시 이후에는 매출, 구매 고객 연령·성별, 프로모션 반응 등을 분석해 다음 상품 기획에 반영한다.
CU의 ‘상하이 버터떡’ 시리즈도 트렌드 분석에서 출발했다. 빅데이터팀은 중국에서 유행한 버터떡이 두바이 초콜릿, 두쫀쿠 열풍에 이어 쫀득한 식감의 디저트 수요로 번질 것으로 봤다. CU는 버터떡이 SNS에서 화제가 된 지 한 달도 안 돼 ‘소금 버터떡’을 출시했다. 포켓CU에서 하루 1만 개 한정 물량이 완판을 이어갔고, 후속 상품인 ‘상하이 스타일 버터 모찌’도 내놨다. 중국발 디저트 인기에 힘입어 CU의 디저트 매출은 지난해 62.3%, 올해 1분기에는 62.5% 증가했다.

평균 연령 30대 초반 … '트렌드 전쟁'
이마트24는 지난해 11월 상품부문 안에 ‘트렌드연구소’를 만들었다. SNS와 소비자 리뷰, 해외 F&B 유행을 분석해 월별 핵심 테마를 정하고 상품 MD에게 제안하는 조직이다. 이은보라 팀장(41), 정지윤 MD(34), 최은정 MD(27) 등 3명으로 구성됐으며 평균 연령은 34세다. 팀원들은 성수동 팝업스토어와 카페, 편집숍 등을 수시로 둘러보며 온라인에서 포착한 유행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한다.
트렌드연구소는 올해 상반기 말차, 두바이 스타일, 크레이지치즈, 불닭, 자망요(자몽망고요거트) 등을 핵심 테마로 골랐다. 지난 5월 출시한 ‘자몽망고요거트콘’은 출시 첫 달 아이스크림 콘 카테고리 판매 3위에 올랐다. 중국 SNS 샤오홍슈에서 확산한 디저트 ‘양쯔깐루’에서 착안해 자몽·망고 조합을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요거트 콘셉트로 바꾼 제품이다.

이마트24가 올해 3월 핵심 테마로 선정한 ‘크레이지치즈’는 황치즈 유행이 본격화되기 전 선보인 상품군이다. FF, 과자, 간편식 등 13종을 먼저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빵 크리에이터 ‘뽀니’와 협업한 상품도 흥행했다. 구독자 의견을 반영해 개발한 ‘옥수수사르르산도’는 6월 디저트 1위, ‘옥수수버무리찰떡크림빵’은 3위에 올랐다. 시즌2 예약픽업 이용 건수도 시즌1보다 약 77%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별도 전담 조직은 없지만 30대 초반의 MZ세대 중심 MD 조직을 운영하며 2030 소비자 취향을 상품 기획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또 마케팅팀이 외부 데이터 전문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매달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해 SNS 이슈와 소비 흐름을 공유하고, 이를 신상품 개발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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