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전 여친 사기 친 친부...'의정부 모텔 영아 살해' 충격 전말

문영진 2026. 7. 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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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의 한 모텔에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가 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기 의정부시의 한 모텔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세면대에 방치돼 숨진 비극적인 사건과 관련해, 친모가 임신중절 시기를 놓치고 모텔로 향하게 된 배경에 친부의 계획적인 사기 범행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임신한 전 여친을 상대로 가짜 의사까지 내세워 돈을 뜯어낸 친부는 결국 검찰에 넘겨졌다.

6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신생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생모 A(24·여)씨가 친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 사건을 수사해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교제하다 헤어진 남성 B씨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두 사람은 협의 하에 임신중절 수술을 받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B씨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않거나 수술 당일 보호자 동석 약속을 어기는 등 고의로 시간을 끌었다. 결국 A씨는 합법적 수술이 가능한 임신 24주 차를 허망하게 넘기고 말았다.

중절 시기가 지나자 B씨의 본격적인 기망 행위가 시작됐다. B씨는 불법적인 경로로 은밀하게 섭외했다며 A씨에게 한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A씨는 이 의사와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만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례비 명목으로 수차례 돈을 송금했다. 하지만 실제 의사를 대면할 수는 없었다.

진통 오자 "데리러 가겠다" 잠적… 결국 홀로 모텔서 출산 범행

지난해 12월 13일, 마침내 진통이 시작되자 A씨는 텔레그램 속 의사에게 "출산이 임박했다"며 다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상대방은 "병원이 서울 명동에 있으나 주소는 알려줄 수 없다. 직접 데리러 가겠다"고 답했다.

이 시점에서 A씨는 실제 의사가 존재하지 않으며, 전 남자친구인 B씨가 의사 행세를 하며 자신을 속여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B씨에게 자신의 거주지가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한 A씨는 결국 의정부시의 한 모텔 주소를 알려주고 "모텔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약속한 의사도, 친부 B씨도 현장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극도의 공포와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홀로 출산한 A씨는 아이를 물이 차 있는 객실 내 세면대에 약 12분간 방치했고, 신생아는 결국 짧은 생을 마감했다.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A씨 측은 직후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생모 A씨는 지난달 1심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양철한)는 "출산 직후 주변에 도움을 구하거나 119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아 살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출산용품을 전혀 준비하지 않은 점을 보아 "가짜 의사를 만나 출산한 뒤 아이를 살해하거나 유기하려 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변에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괴로워했으며, 친부에게 속아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해 범행에 이른 사정을 정상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현재 검찰과 A씨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내세운 의사의 정확한 실체나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계속 확인 중"이라며 "임신 기간 친모를 속여 의사 알선 명목 등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되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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