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 기대치 낮추고 위험 대비할 때

한겨레 2026. 7. 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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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6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불과 2주 사이 두 기업 주가의 고점 대비 하락 폭은 30%에 달했고, 이들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 때문에 9000을 넘었던 지수도 7500 밑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하반기 증시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번 조정은 일단 상반기 중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던 반도체 기업 주가 상승의 반작용으로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의 기대와 자금이 특정 산업과 기업에 과도하게 쏠렸던 만큼 조정 역시 불가피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작은 재료에도 시장 변동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 역시 우리 시장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종목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후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증시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증폭시켜, 일부 외국계 투자자는 이를 이유로 한국 비중 축소를 결정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어 온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특수 자체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사실 지난해 이후 폭증하는 연산 수요와 데이터센터 투자로 고사양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고, 반도체와 소재, 부품, 장비, 전력기기 기업들의 이익과 주가도 크게 올랐던 것이다.

그런데 반도체 가격의 급등은 인공지능 산업 전체의 성장성과 무관하게 인공지능 가치사슬 내부의 이익 배분 구조로 관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그동안 가장 큰 초과이익은 반도체 기업들에 집중됐지만, 이를 구매하는 빅테크 기업과 소비자들이 높아진 가격 부담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는 신호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에 집중된 국내 증시에는 큰 악재다. 실제로 최근 애플은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중국 반도체로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메타가 자체 인공지능 인프라의 일부 유휴 자원을 외부에 임대하는 이른바 ‘메타 컴퓨트’ 사업을 검토하면서 시장 일각에서 이를 인공지능 투자 정점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례들을 기초로 하반기 우리 증시의 추세 하락을 예상해야 할까? 그렇진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메타의 행보는 곧바로 인공지능 투자 축소나 반도체 수요 감소로 해석하기 이르다. 이미 구축된 인프라의 가동률을 높여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더 많은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여전히 대규모 이익을 기록 중이며, 공급이 수요에 쫓아가지 못하는 병목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반도체 업체의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빅테크의 주가가 안정된 모습이었던 것은 지금 이슈가 인공지능 혁명의 종점 논란이 아닌 가치사슬 내에서의 이익 배분 문제임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구조 변화는 우리 증시가 상반기와 같은 급등이나 글로벌 수위의 실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높은 반도체 집중도의 수혜가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에게는 이외에도 강한 수출 제조업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실적은 일정 부분 현재의 고환율에 의존하며, 고환율은 내수 경제에 부담을 준다. 특히 우리는 인공지능 이익 재분배 구조에서 수혜를 볼 인공지능 기업이 사실상 부재하다. 따라서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커진 변동성을 전제로 한 자산 관리와 위험 통제를 병행해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 특히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단기 매매는 삼가야 한다.

최석원 전 SK증권 미래사업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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