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뒤흔든 ‘삼전닉스 레버리지’ 경고음…당국, 대책 마련 고심

김가윤 기자 2026. 7. 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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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날마다 요동치는 유가증권시장의 변동성 이면에는 몸통을 흔드는 꼬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주가를 각각 두배로 추종하는 이들 상품 출시 뒤 그야말로 레버리지 광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의 손실 위험에 대한 경보음마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5일 한겨레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단일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이후인 지난 5월27일 이후 거래 규모를 계산해보면, 전체 상장지수펀드(ETF·이티에프) 시장 거래대금 1034조1155억원 가운데 38.7%에 이르는 400조1166억원이 레버리지 이티에프 상품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이후 신규 출시된 단일종목(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14종의 거래대금만 269조7478억원에 달했다.

레버리지 이티에프란 기초자산의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최소 10종목을 담아야 하고 한 종목의 비중이 30%를 넘을 수 없다는 등 요건이 통상 정해져 있다. 특정 종목 쏠림으로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탓인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이 제한을 풀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현물) 총거래대금(1383조878억원)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자금(19.5%가량)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만 쏠리게 됐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이티에프는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현물·선물 거래가 매일 이뤄진다는 점(리밸런싱)에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킨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오르면 더 사들이고, 떨어지면 더 많이 내다 파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밸런싱 거래의 방향이 주가 변동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변동성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내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변동성 완화 장치인 사이드카는 올해 코스피에서 31번 발동했는데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6번) 횟수를 훨씬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13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한달 사이에 몰려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해당 상품) 유출입 규모가 확대되며 한 방향으로의 거래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고,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학개미’를 국장으로 유인해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잡는다는 애초 정책 효과도 현재까지는 실패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이들 상품 출시 직후인 5월27일~7월3일 미국 증시 매수금액은 424억6557만달러로, 거래일이 같은 4월15일~5월26일 367억4325만달러보다 오히려 규모가 커졌다. 홍콩과 미국 시장 등에서 거래되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레버리지 이티에프 역시, 국내에서 유사한 상품이 출시된 뒤로도 거래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각종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시장 원리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부작용을 줄이는 대책을 금융위원회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그때 드러누웠어야(반대했어야) 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강하게 얘기한 바 있다. 다만 이미 다수 투자자가 상당액을 보유하고 있어 근본적인 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이 마련할 수 있는 대책으로는 투자자 교육 강화, 기본 예탁금(1천만원) 상향 조처 등이 일차적으로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해당 상품) 신규 상장을 금지하거나, 자산운용사별 발행 총량을 규제하는 방법 정도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치권도 관련 논의에 나섰다. 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6일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특위 소속 한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시장을 교란하며 주식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위 소속 의원은 “내일 회의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겠지만 당장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위 운영 방향이나 글로벌 상황까지 고려한 토론회 제안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가윤 안태호 정혜민 고한솔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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