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무기화' 도전을 기회로…그 선봉에는 고려아연

CBS노컷뉴스 박요진 기자 2026. 7. 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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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무기화 막을 방패 '고려아연' ①]
韓, 국가핵심광물 33종 95% 이상 수입…中 일본 방산기업·기관 수출 금지
中 인듐도 수출통제 위기…고려아연, 인듐 공정 능력 국내 유일
전략광물 회수 등 기술 개발 노력 지속…희토류 혼합물 회수 기술 개발
국내 최대 황산 공급사 '고려아연'…외국 진출 반도체 기업 지원도 준비
편집자 주
미중 패권경쟁 격화로 핵심 원자재와 광물의 수출을 통제하는 이른바 '자원 무기화' 역시 강화되면서 각국은 자국 경제의 명운이 걸린 핵심 자원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서 민간 자원 외교의 선봉에 서 있는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한국의 자원 무기화 대응 상황을 점검해 보는 연속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자원 무기화' 도전을 기회로…그 선봉에는 고려아연
(계속)

미중 패권경쟁의 주요 수단으로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통제 조치가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선 보복 카드로 꺼내든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는 '효과만점'이었다. 결국 호기롭게 싸움을 건 미국은 중국에 무역전쟁 휴전을 슬그머니 제안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대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에도 핵심 광물 수출통제 조치를 꺼내들며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 2021년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로 요소수 대란을 겪은 바 있다. 다행히 최근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한국은 한발 비켜서 있지만 양국 관계에 따라 그 칼날이 언제 한국으로 향할지 모를 일이다.

韓, 국가핵심광물 95% 이상 수입 의존…갈륨 98% 등 특정 국가 의존 '심각'

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은 리튬과 니켈, 희토류, 코발트 등 국내에서 사용되는 국가핵심광물 33종의 95%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일부 핵심광물의 경우 특정 한 국가에 90% 이상 의존하고 있어 특정 광물의 불확실한 공급이 경제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자원 무기화는 한국에 큰 도전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중 2차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핵심 광물 수출통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관계가 악화된 일본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말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일본 기관·기업 20곳을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 세관은 공식 수출통제(수출허가제) 대상이 아닌 인듐에 대해서도 구매업자들을 대상으로 최종 사용자 정보 공개를 요구하거나 서류 심사 기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사실상 수출허가 대상으로 지정한 것과 유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연 제련 부산물인 인듐은 디스플레이와 납땜 과정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70% 정도를 차지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독자적인 공급망 방어벽 구축에 나선 가운데 국내 AI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와 방산 분야 등에 쓰이는 갈륨에 대해서도 수출 통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약 98.6%인 762톤 중 752톤을 중국이 생산했다. 중국은 2023년 8월부터 갈륨을 수출통제 품목으로 지정하고 2024년 12월에는 대미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긴 했지만 전 세계 갈륨 수급에 비상상황이 초래됐다.

중국은 이밖에도 게르마늄·안티모니·흑연의 대미 수출도 금지했다. 중국은 전 세계 게르마늄의 68%(2021년 기준)를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자원 무기화로 인해 전세계가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려아연, 국내 유일 인듐·안티모니 공정…갈륨·게르마늄 공장 건립 중

고려아연 CI. 고려아연 제공

그런데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강화되면 될수록 국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고려아연이다.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아연 부산물에서 인듐을 회수하는 공정 능력을 갖춘 곳은 고려아연이 유일하다.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은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로 99.999%의 고순도 인듐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대미 인듐 수출국 1위로, 같은 기간 미국 인듐 수입량의 29%를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갈륨 수출통제 상황에도 대응하기 위해 고려아연은 내년 12월까지 약 557억 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하고 있다. 향후 갈륨 생산이 본격화되면 해당 공정의 부산물에서 또 다른 전략광물인 인듐까지 연간 16톤 이상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고려아연은 기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게르마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온산제련소에 건립하고 있다. 전체 투자금액은 1400억 원 안팎으로 내년 하반기 중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상업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게르마늄 메탈 약 10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방위산업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 역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지난해 6월 20톤 선적을 시작으로 안티모니 미국 수출을 본격화했다. 특정 금속에 의존하지 않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더 많은 양의, 그리고 더 다양한 희소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물이다.

부산물서 전략광물 회수 노력 지속…105분기 연속 흑자·분기 최대 실적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내부에 아연 제품이 적재된 모습. 고려아연 제공

올해 고려아연은 폐제품에서 희토류 혼합물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희토류 17종이 섞여 있는 상태의 물질로 중간제품을 뜻하는 희토류 혼합물은 첨단과 방위산업에서 희토류 혼합물을 분리∙정제해 산화물 형태로 바꿔 사용된다.

아연과 구리, 은은 물론 반도체용 인듐·갈륨·게르마늄, 안티모니 등 전략 광물 생산 구조를 보유한 고려아연의 경쟁력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국 중심의 자원 무기화 흐름이 강화될수록 비중국권 정·제련 역량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려아연의 역할과 중요성은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반도체 황산 공급사이기도 한 고려아연은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AI 인프라 경쟁 격화로 반도체 생산이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초고순도 황산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핵심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 진출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반도체 황산 수급 안정화를 지원하고, 반도체 황산의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서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품위 제련 잔재물을 처리해 유가금속을 추가로 회수하게 된다면 자원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폐기물 처리를 넘어 핵심광물의 추가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 1분기 매출 6조 원, 영업이익 7461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10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4%, 영업이익은 175.2% 크게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12.3%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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