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정당' 위기감 휩싸인 민주당··· '청년 지지율 50% 확보' 총력전

박준석 2026. 7. 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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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패배 후 청년 쇄신론 분출 與]
"檢개혁? 민생", "정년 연장 보류"
김민석·송영길도 청년 구애 경쟁
'4060' 갇히면 선거 승리 어려워
'반짝' 반성, 강성 노선 회귀 우려도
한병도(두 번째 줄 왼쪽 일곱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의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6·3 지방선거에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2030 끌어안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과 같은 40~60대 중·장년층 중심의 지지만으로는 향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청년 일자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정년 연장 논의를 보류하자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는 한편 당 지도부와 차기 당권 주자를 중심으로 청년 전담 기구 설치, 청년 최고위원 부활 등 각종 쇄신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분출하는 모양새다.


청년에 고개 숙인 與 3선 의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에선 최근 3040 의원을 중심으로 청년층을 겨냥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경종 의원 등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인 정년 연장에 대해 "청년에게 혜택은 닿지 않으면서 부담만 떠안으라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세대 간 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 정년연장특위가 60세인 법정 정년을 2029년부터 61세로 상향한 뒤 2년마다 1세씩 올려 2037년 65세에 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남국 의원도 최근 KBS 라디오에서 "계속 검찰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많은 2030세대가 싫어한다"며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민생에 대해 훨씬 더 집중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석(오른쪽) 전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가 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3일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의 주요 키워드도 청년이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년 차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청년 지지율을 50%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2030세대에 집중해야 한다"며 청년 정책을 강조했다. 호남 초선 의원은 5일 통화에서 "두 사람 모두 청년 얘기를 귀담아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수도권 3선 의원도 "이 대통령이 반도체 다음으로 관심을 두는 이슈가 청년"이라며 "당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주거·일자리 등 청년 정책을 발굴하는 '청년 문제 전담 기구'를 만들 계획이다.

당권 주자들도 움직이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4일 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총회에서 "청년 마음을 얻어야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며 공약으로 2030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및 '2030 특별위원회' 설치를 내걸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조만간 '청년 친화 민주당'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영호 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들이 처한 환경을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고 '젊은 친구들 보수화됐다' '역사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렇다'고 낙인찍었다. 진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초선 5적' 잔혹사 넘을까

2021년 4·7 재·보궐선거 참패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이 '조국 사태에 반성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가 강성 당원들로부터 '초선 5적'으로 낙인찍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권이 총력전에 나선 배경에는 전통적 지지층인 4060세대만으로는 더 이상 선거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현실적 계산이 깔려 있다. 민주당은 지선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로 2030의 이탈을 꼽고 있다. 반민주당 정서가 강한 '이대남(20대 남성)'에 이어 민주당 우군으로 분류됐던 2030 여성 이탈 흐름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에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한국갤럽 6월 통합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1%, 36%로, 40대 여성(61%) 50대 여성(51%)에 비해 크게 낮았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1일 민주당 주최 토론회에서 "핵심 지지층 무게 중심이 2030대에서 50세 내외 연령으로 이동했다"며 "구조적 위기"라고 했다. 이어 청년층 마음을 얻으려면 △의제 전환(이념→실용) △자산 형성 사다리 복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진주=왕태석 선임기자

민주당의 청년 세대 지지 확보의 관건은 지금과 같은 반성적 움직임이 일회성 '청년 마케팅'을 넘어 당의 노선 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평가다.

민주당에선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에도 초선 의원 5명이 '조국 사태'에 반성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는 등 변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초선 5적'으로 낙인찍히며 정치적 곤욕을 치르면서 쇄신 목소리가 잦아들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패배 후 쇄신 목소리가 잠깐 분출했다가 검찰개혁 등 기존 강경 개혁 노선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반복돼왔다"며 "청년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2030이 일자리·주거 영역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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