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분담금 2억 쑥, 황금알 맞나요?’”...재건축 투자, 손익 잘 따져야
압구정은 같은 평형 옮겨도 최대 7억
용적률 200% 이하·1천가구 이상
중대형 평형 단지가 사업진행 유리

10평형대 소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면 추가 분담금을 거의 내지 않고 30평형짜리 아파트 입주가 가능했다. 실제로 서울 개포주공4단지(현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의 경우 전용면적 50㎡ 소유자가 전용면적 84㎡(34평형)에 입주하려면 1억원가량의 분담금만 내면 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포 말고 반포·잠실·청담·도곡 등 저층 서울 재건축 단지들 상황도 비슷했다. 용적률 70~130%의 5층 아파트가 용적률 250~280%의 고층 아파트로 변신해 시세차익을 얻는 것은 물론 일부 단지는 일반분양 수입에 따른 환급금까지 받았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급등하는 공사비와 그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가 분담금 문제가 재건축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재건축은 여전히 훌륭한 개발 방식이다. 예전 같은 ‘로또’는 기대할 수 없을지라도 적절한 조건을 갖춘 단지를 고르면 주거 환경 개선은 물론 일정 부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몇 가지 힌트가 있다. 우선 용적률이 200%보다 낮으면서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아파트가 가구별로 갖고 있는 땅 면적)이 50㎡(약 15평) 이상인 중대형 위주의 단지를 찾아야 한다.
최근 상황을 보면 서울 강남권에서도 조합원이 동일 면적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수억 원의 추가 분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사례는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올해 초 조합원 분양 신청을 진행한 개포주공 6단지의 경우 전용 53㎡ 소유 조합원이 전용 84㎡를 선택하면 최대 7억5573만원을 내야 한다. 국민 평형을 분양받으려면 모든 가구가 분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개포주공 6단지 중 가장 큰 평형인 전용 83㎡도 1억6494만원의 분담금이 책정됐다. 만일 30평대 이상을 새 아파트로 받으려면 분담금이 10억원 이상으로 불어나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가 지난 7월 2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 조합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5/mk/20260705221203156vrnm.png)
작년 9월 조사 이후 약 8개월 만에 조사한 결과 전용 76㎡(31평형) 보유 조합원이 같은 평형대를 신청할 때 추정 분담금이 4억2000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사전 조사 당시 분담금을 2억3000만원 정도로 추정했는데, 1억9000만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다른 재건축 아파트들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서울 강남 재건축 핵심 지역인 압구정동도 예상보다 높은 분담금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술렁이고 있다. 현재 전용 84㎡를 소유한 조합원이 같은 넓이의 새 아파트를 받기 위해서는 5억~7억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도 현재 추정 분담금이 분당 기준으로 최대 7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재건축 분담금이 급등하는 것은 공사비 자체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5~6년 전만 해도 일반분양 가격을 높게 받아 조합원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활용했지만 지금은 쉽지 않다.
주거환경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3.3㎡당 평균 공사비는 2021년 480만원, 2022년 518만원, 2023년 606만원, 2024년 770만원, 2025년 808만원으로 수직 상승 중이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3.3㎡당 공사비가 이미 1000만원을 넘어선 곳도 적지 않다. 심지어 3.3㎡당 1600만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 공사비까지 등장했다. 최근 시공사 입찰공고를 낸 여의도 시범아파트 공사비가 3.3㎡당 159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같은 환경 때문에 재건축 시장은 앞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 진행 가치를 철저히 따져보고 접근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하는 것은 기존 용적률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존 용적률이 높고 규모가 작았던 단지는 재건축 사업성이 좋지 않다. 재건축업계에서는 평균 용적률이 200% 이하, 규모는 1000가구 이상은 돼야 재건축을 진행할 만하다고 본다.
두 번째 요건은 면적 구성이다. 대형 가구가 많아 평균 대지지분이 큰 단지가 재건축에 유리하다. 용적률이 낮아도 소형 가구가 많다면 기존에 보유한 땅이 적다 보니 전용 84㎡를 받기 위해선 분담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상계주공5단지는 기존 용적률이 93%지만, 모든 가구가 전용 37㎡로만 구성돼 있어 5억원이 넘는 분담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낮은 확률이지만 종상향을 기대할 수 있다면 사업성은 크게 달라진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부 재건축단지에서 재건축 후 오히려 환급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좋은 사례다.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하면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역세권 활성화 계획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는 이번에 최대 일반상업지역까지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한 대상을 기존 153개 중심지 역세권에서 서울시내 325개 모든 역세권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근린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까지 종상향이 제한됐던 비중심지 역세권도 앞으로는 일반상업지역까지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해진다. 또 외곽지역의 역세권 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여 부담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증가한 용적률의 50%를 일률적으로 공공기여로 부담해야 했으나, 외곽 지역에서는 이를 30% 수준으로 낮춰 준다. 대상지는 서울시 표준지 공시지가 평균의 60% 이하인 11개 자치구다. 은평·서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동대문·강서·구로·금천구가 대상이다.
마지막 요건은 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의지다. 보통 소유주 나이가 많고 직접 거주하는 경우가 많으면 만만찮은 추가 분담금을 감수하고 4~5년에 달하는 공사 기간에 다른 집으로 옮기기 싫어한다. 일반적으로는 해당 지역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재건축단지의 분위기를 파악한다. 매매를 결정하기 전에 전월세 등으로 직접 살면서 느끼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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