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업무인력은 줄었지만...'AI 활용 인재' 채용은 늘어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소상공인 매장 통합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페이히어는 전사적으로 생성형 AI인 제미나이와 클로드를 도입했다. 서비스 개발팀은 업무 메신저인 슬랙(Slack)에서 직원들의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해 자동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인사 조직은 AI를 활용하면서 채용공고 제작 시간을 1~2시간에서 10분 이내로 단축했다. 페이히어는 AI로 이 같은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업무 시간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확보한 인력은 직접 고객을 만나야 하는 영업에 배치하고 있다. 페이히어의 전체 인력은 지난해 말 약 180명에서 현재 160명 수준으로 자연 감소했지만 세일즈 조직은 작년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채용 규모를 3배 이상 늘렸다.
AI 확산으로 기업들의 전체 채용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AI 관련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 반복 업무를 담당하는 직무 인력은 줄이지만 AI를 개발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인재와 고객 접점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직무 중심의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웍스피어(구 잡코리아)가 올해 1~5월 자사 웹사이트에 등록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AI 키워드가 포함된 채용공고는 약 1만5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채용공고 증가율이 10%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AI 인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비단 정보기술(IT) 업계만이 아닌 산업 전반으로 AI 관련 채용 수요가 확산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올해 전체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에서 AI 관련 채용공고가 증가했다. 증가율은 교육업이 185%로 가장 높았고 미디어·광고(154%), 문화·예술·디자인(139%), 의료·제약(123%), 기관·협회(116%) 등이 뒤를 이었다. 생성형 AI가 교육 콘텐츠 제작과 연구개발, 데이터 분석,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용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향은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역할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반복적인 문서 작성과 자료 조사, 고객 응대 등은 AI가 맡는 대신 AI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데일리와 인크루트가 지난 6월 23~26일까지 기업 206개사를 대상으로 공동 진행한 설문에서도 AI 도입 이후 채용이 확대될 직무로 AI 개발·운영이 46.9%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반면 고객상담(CS)은 51.0%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HR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인력 뿐 아니라 이를 실제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 기획자와 데이터 분석가, AI 운영 인력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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