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부산시, 최대 3조 국가폭력 배상금 어쩌나

부산시 재정 운영이 9년 만에 손실을 겪으면서 전재수 부산시장의 공약 계획 수립도 난항(국제신문 지난달 26일 자 1면 보도)을 겪는 가운데, 국가폭력 피해자에게 지급할 배상금이 점차 늘고 있다. 최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배상금을 두고 시와 정부의 분담률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향후 새 시정 운영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는 법무부와 국가폭력 피해자 배상금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이달 중 실무진 등이 만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이들은 과거 부산에 있었던 강제수용시설인 형제복지원과 덕성원,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금에 관한 구체적인 분담 비율에 관해 협의한다. 현재 분담 비율은 정해진 바가 없다.
문제는 이 배상금이 최대 3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가 절반만 부담해도 재정 파탄에 이를 지경이다. 이는 1975년 이후 형제복지원 수용자가 3만8000명에 달하는 점을 법무부가 고려했을 때 추산된 액수다.
국가폭력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잇따른다. 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3개 시설의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액은 총 2637억 원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손배 소송의 원고가 총 1074명이었는데, 불과 5개월 만에 1152명으로 78명이 늘었다. 이 중 확정판결만 해도 총 124건(858명)에 2148억 원이다. 여기에 지난달 덕성원 피해자 126명이 국가와 부산시를 피고로 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126억 원)을 제기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재정 운영 손실을 기록했다. 시의 ‘2025 회계연도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의 총수익은 16조3553억 원인 반면, 총비용은 16조3823억 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년 만에 재정수지가 1422억 원 급감했다. 곳간이 텅 빈 셈이다. 전 시장 측도 재정 문제로 지난달 말 ‘민생 100일 비상조치’의 본격적인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예산 투입 규모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새 시정을 위한 재원이 동난 상황에서 배상금 분담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시정 운영 동력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시는 지난 2월 정부에 형제복지원 배상금 분담을 최소화해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법무부도 과거사 국가배상금 지급을 위해 지난 5월 예비비(2457억) 지출을 결의하는 등 예산 사정이 좋지 않다. 과거사 사건이 전국 각지에 있어 부산시 분담률을 낮춰주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분담도 낮아질 수밖에 없어 정부도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자체별로 다른 재정 여건과 과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폭력이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기 전에 발생했고 재정 여건이 어려운 부산시 상황을 고려해 최소한만 분담할 수 있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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