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서 열린 ‘시조새급’ 소설학교…문학의 고장서 창작에너지 충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창창한 고창'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싶었을 만큼 전북 고창(高敞)은 밝고 짙고 좋은 인상을 부산 소설가들에게 선사했다. 고창은 높을 고(高)에 시원할 창(敞) 자를 쓴다.
㈔부산소설가협회(회장 정미형)가 주최한 제43회 여름소설학교가 지난 3, 4일 독자와 작가 36명이 참가한 가운데 고창 일원에서 펼쳐졌다.
교수이자 작가로서 평생 성실하고 집요하게 소설과 문학, 부산과 지역예술을 연구하며 작품을 쓴 그가 들려준 이야기가 AI의 발달과 확장에 따른 전율과 혼란, 공포감을 객석에 조성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원로·중진·신인작가-독자 동행
- 미당문학관 등 문화공간 탐방
- 조갑상 소설가 강연자로 나서
- AI시대 문학 위기와 희망 고찰
‘창창한 고창’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싶었을 만큼 전북 고창(高敞)은 밝고 짙고 좋은 인상을 부산 소설가들에게 선사했다. 고창은 높을 고(高)에 시원할 창(敞) 자를 쓴다. 높고 시원한 기상이 이름에도 뱄다.
㈔부산소설가협회(회장 정미형)가 주최한 제43회 여름소설학교가 지난 3, 4일 독자와 작가 36명이 참가한 가운데 고창 일원에서 펼쳐졌다. 흔히 ‘소협 여름소설학교’로 줄여 부르는 이 학교는 1982년 시작해 흔들림 없이 해마다 열린다. 민간 문학단체가 지속하는 계절 학교 가운데 가장 오래돼 ‘문학 프로그램계의 시조새’ ‘문화유산급 행사’로 꼽힌다.
더구나 1982년 고문 이주홍 김정한, 회장 최해군, 부회장 윤정규 체재로 출범한 ‘부소협’이 최초로 시도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시작할 당시 형식과 정신을 잘 간직해 지역 문화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43회 여름소설학교를 동행 취재했다. 조갑상 김문홍 강동수 김하기 정우련 유연희 배이유 등 원로 중진부터 신인 권범석 등 작가 20여 명과 독자들이 함께했다.
고창의 문화 저력을 보여준 여정부터 인상 깊었다. 선운사(도솔암)~미당시문학관~만돌갯벌~책이 있는 풍경~고창읍성~고창황윤석도서관으로 이어졌다. 고창군 입전길 45 ‘책이 있는 공간’은 방문객을 유쾌한 감동으로 압도했다. 이곳은 문학평론가·인문학자인 박영진 촌장이 14년 동안 외부 기관 도움 없이 자력으로 가꾸고 키운, 논밭 한가운데 자리 잡은 책·인문·문학·독서 공간이다.
박 촌장은 “14년 전 139㎡(42평) 넓이 본관으로 시작해 또닥또닥 끈질기게 건물을 짓고 가꾸었다”고 소개했다. 지금은 책풍인문학당(200석), 시인의 방, 어린이도서관, 한국문학관, 작가의 방, 북카페, 게스트하우스, 황토방,야외콘서트장, 숙소를 갖춘 유명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최대 120명이 묵으며 독서·인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장서가 4만6000권에 북카페도 있어 호젓하게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지난 3일 저녁 책과 있는 풍경의 책풍인문학당에서 여름소설학교 상징 프로그램인 강연이 시작했다. 이 학교는 40여 년 전 출발할 때부터 시민과 작가를 위한 강연을 가장 중요한 순서이자 정체성으로 여겼다. 첫 강연은 조갑상 소설가(전 경성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맡은 ‘AI 시대와 소설가, 소설이 가는 길’이었다.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이날 참석한 김문홍 작가와 함께 부산소설가협회 창립 회원이다.
교수이자 작가로서 평생 성실하고 집요하게 소설과 문학, 부산과 지역예술을 연구하며 작품을 쓴 그가 들려준 이야기가 AI의 발달과 확장에 따른 전율과 혼란, 공포감을 객석에 조성했다. 특히 황석영 작가가 ‘할매’를 쓰는 과정에 AI를 활용하고 교감한 내용을 말한 유튜브 영상을 분석한 대목은 엄청난 생각거리를 작가와 독자에게 던졌다. 하지만 그는 비관하지 않았다. “AI 시대에 생기는 갈등조차 소설가에게는 대상이 된다.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굴하는 질문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자하게 말했다.
국제신문 문화체육부 조봉권 선임기자는 언론보도를 통해 여름소설학교 역사를 정리하고 의미를 새긴 ‘소협 여소학 선생 약전’을 발표했다. 이튿날 찾아간 고창황윤석도서관(유현준 설계)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은 모든 참가자의 감탄과 부러움을 자아냈다. 고창 읍내 좋은 터에 자리한 이 도서관에 관해 한 참가자는 “우리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다짐 같은 건축물이자 공간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