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지역 대학엔 기회…‘서울대 따라가기’ 버려야 생존”
AI·클라우드, 거리 장벽 허물어
지역특화 데이터로 차별화 가능
개방성 통해 학과 간 벽 허물고
광역권 대학과 역할 분담 필요

김헌영(사진) 중앙앵커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공지능(AI) 시대는 지역대학이 수도권 대학을 따라잡기 어려운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수도권 대학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며 지역대학에 혁신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올해 기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지역 인재의 취업·창업·정주까지 연계하는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로 개편했으며 중앙앵커위원회는 해당 정책의 방향과 성과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위원장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제11·12대 강원대 총장을 지냈으며 현재 중앙앵커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AI 시대에 지역대학의 생존법은 수도권 대학을 따라가는 데 있지 않고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물리적 인프라와 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는 하지만 AI와 클라우드 기술이 거리라는 장벽을 허물며 지역대학 또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특히 농업·관광·해양·고령화 등 지역 특화 데이터를 AI와 결합하면 수도권 대학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연구성과 도출 및 산업육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김 위원장은 “지역대학은 이제 ‘서울대 따라가기’ 전략을 버려야 한다“며 ”지역 고유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쟁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가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대학이 길러야 할 인재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는 핵심 인재는 수도권 대형 대학이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영역인 만큼 지역대학은 AI를 각 산업에 접목해 문제를 해결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스마트팜, 관광 데이터 분석,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대표 사례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모든 전공 학생이 AI 소양을 갖추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 중심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할 것인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앞으로는 인재를 평가할 때 협업 능력에 관한 부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지역대 통합도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역할 재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대학이 모든 학문을 갖추는 시대는 끝났다”며 “광역권 대학 간 특성화와 기능 분담을 통해 국립대는 공공성과 기초학문, 사립대는 특성화, 전문대는 직업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대학 생존의 핵심 조건으로는 ‘개방성’을 꼽았다. 학과와 대학, 지역사회, 산업체 사이의 벽을 얼마나 빨리 허무느냐에 따라 미래 생존 여부가 좌우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대학도 재직자, 은퇴자, 외국인 유학생 등을 폭넓게 아우르는 평생교육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대학은 더 이상 인재공급기관이 아니라 지역혁신기관”이라며 “지역 산업과 함께 성장하고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대학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심축이 될 때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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