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학수〉기후위기가 불러 온 식량안보의 경고

전남일보 2026. 7. 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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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농협구미교육원 원장

최근 유럽에서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뉴스가 자주 들린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예년과 달리 올해 장마가 늦어지고 강수 패턴마저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이상기후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때를 가리지 않는 국지성 집중호우, 폭염과 가뭄이 반복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후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국민의 삶과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정세의 불안은 식량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곡물 공급망을 흔들었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와 물류비 상승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 분쟁은 곧 식량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으로 연결되며,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더욱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진지는 이미 오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식량자급률은 47.9%, 사료용 곡물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1.6%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해 볼 때 식량안보는 국방안보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안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식량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선 안정적인 식량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농지를 보전하며, 첨단 농업기술을 육성하고, 곡물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을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전략산업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범농협에서 전국적인 농촌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심천심' 운동도 같은 맥락이다. 기후위기와 국제 분쟁이 일상이 된 시대,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식량안보에 대한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임을 우리 모두가 깊이 인식해야 할 때다.
 
김학수 농협구미교육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