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판정 부산상의 기업정책협력관 “기업의 눈으로 현장 보고, 문제 해결 지름길 찾아”

최혜규 2026. 7. 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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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부터 부산시서 파견 근무
기업과 행정·유관기관 연결 역할
정책 실효성 핵심은 현장·협업

부산상공회의소 박판정 기업정책협력관은 부산시가 부산상의에 파견한 1호 기업정책협력관이다. 기업정책협력관은 기업 지원 정책과 관련해 부산상의에서 상근하는 전담 공무원으로, 2024년 8월 전국 최초로 신설됐다. 박 협력관(사무관)은 김대수 협력관(주사)과 함께 임명돼 상근부회장 직속 기업정책협력관실에서 부산시와 부산상의는 물론 연구·금융·교육 등 기업 지원 유관기관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주된 업무는 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정책 방향을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선례가 없다 보니 시스템도 매뉴얼도 없었지요. 현장에서 보니 기업의 애로사항이 행정 규제와 복잡한 절차, 제도적 한계 등으로 워낙 다양한 데다 여러 기관과 제도, 이해 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최근 만난 박 협력관은 “기업의 입장에서, 기업 경영자의 마음으로” 기업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돌아봤다. “다양한 기관의 기업 지원 정책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문 인력 부족과 정보 비대칭성 때문에 정책에 접근하기조차 힘듭니다. 규제 문제의 경우 법과 제도는 쉽게 바꿀 수 없고, 공무원은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니 시간이 곧 비용인 기업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기업정책협력관의 역할을 “기업과 행정, 그리고 다양한 기관을 연결하는 통로”라고 봤다. 목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최단 경로다. 이를 위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부산시를 수시로 방문해 담당 공무원과 소통했다. 시급한 사안이 생기면 부산시는 물론 중앙 부처와 구군, 금융기관 등 관련 기관들과 협력 체계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협의했다.

모 대기업의 부산사업장 증설 과정에서 임시 진출입로의 녹지점용 허가 문제를 해결한 일은 대표적인 사례다. 구청 담당자가 민원과 감사를 우려하자 3개월 동안 산업통상부, 부산시, 관할 구청의 감사·실무 부서들과 수차례 회의를 했고, 타 지자체 사례와 판례를 뒤지고 법령 해석 질의까지 거친 끝에 시 감사위원회의 사전 컨설팅 제도를 활용해 점용 허가를 받아냈다.

그가 2년 가까이 기업정책협력관으로 활동하면서 찾은 기업 지원 정책의 핵심은 ‘현장’과 ‘협업’이다. 정책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관련 기관들이 기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원팀’으로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그가 부산시에 제안해 부산시와 구·군의 기업 지원 업무 실무자 80여 명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최초로 부산상의 현장에서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청 중심의 부산 중소기업들이 자생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사업 재편도 시급한 기업 지원 과제로 꼽았다. 부산상의는 2024년 9월 동남권 사업 재편 현장 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지역 기업들에게 컨설팅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박 협력관은 수백 쪽의 논문을 분석해 중소기업들이 사업 재편을 검토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 가이드를 제작하기도 했다.

박 협력관은 “1호 기업정책협력관으로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제도의 기반을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후임들로 기업정책협력관이 지속돼 기업 애로 해소와 정책 개선의 속도를 높이고 현장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