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절대평가, 오히려 사교육 참여율·비용 늘렸다
"평가 방식만 바꾸는 것으로는 사교육 줄이는 데에 한계 있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후, 사교육 참여율과 월평균 사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육당국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경쟁이 완화돼 사교육과 공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셈입니다.
오늘(5일) 교육계에 따르면, 곽나람 숭실대 연구교수 등은 한국교육사회학회 학술지 '교육사회학연구'에 이런 내용을 담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이 사교육 수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연구진이 교육부와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정부가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을 발표한 직후인 2015년과 이듬해에는 영어 실질 사교육비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실제 제도가 시행된 2017년(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후 상승 폭도 확대됐습니다.
국어나 수학 등 다른 주요 과목과 비교해도 영어의 사교육비 증가 추세가 더 뚜렷했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해당 연구는 초등학생 약 93만 명, 중학생 약 87만 명, 일반고 학생 약 126만 명 등 306만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물가 상승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한 실질 금액으로 사교육비를 환산한 뒤, 정책 시행 전후 변화를 비교하는 중단시계열(ITS) 분석과 국어·수학 등을 비교군으로 활용한 비교중단시계열(CITS)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명목 사교육비 현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일반고 학생의 영어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6년 9만 원에서 2017년 9만 1천 원으로 1천 원 늘었지만, 절대평가 시행 첫해인 2018년에는 10만 2천 원으로 1만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후에도 영어 사교육비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2024년에는 15만 7천 원까지 올랐습니다.
일반고 학생 중 영어 사교육을 받는 사람의 비율 역시 2016년 35.4%에서 2017년 35.3%로 주춤했다가 2018년 38.1%로 오른 뒤 2024년에는 48.8%를 기록했습니다.
연구진은 절대평가 이후 상위권 학생들의 영어 사교육 참여는 늘고 하위권은 감소하는 '양극화'가 관찰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절대평가가 하위권 학생들의 사교육 수요를 일부 낮추는 효과는 있었을지라도, 상위권 학생들이 1등급 확보를 위해 사교육을 더 받게 되면서 전체 사교육 감소 효과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구진은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사교육을 줄이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사교육 경감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와 학교 교육, 사교육 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현서경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kyung03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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