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AI 시대 경영진은 조정자… 지금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유진아 2026. 7.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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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영포럼’서 그룹 경영진에 메시지 전달
AI 에이전트 도입 등 핵심 장애 해결안 도구체화
몰입·팀워크 바탕으로 도전적인 지향점 설정해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경기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강평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인공지능(AI) 시대의 경영진은 매니저가 아니라 조정자가 돼야 한다.”

진옥동(사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그룹 경영진을 향해 던진 메시지다. AI를 일부 업무에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경영진의 의사결정 방식과 조직 운영 체계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경기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을 열었다고 5일 밝혔다. 그룹 경영진 3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은 ‘생동하는 신한 압도적 몰입’을 슬로건으로 시장 지위 제고와 AI 전환(AX) 달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한 고유의 야성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과 미래 금융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단순한 디지털 도입이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과 리더십을 바꾸는 것이 하반기 핵심 과제라는 의미다.

포럼은 첫날부터 위기의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2030년 신한금융그룹이 시장에서 사라진 상황’을 가정한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해 외부 시각에서 바라본 신한의 현주소를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지금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토론 방식도 기존 경영회의와 달랐다. 경영진 개개인이 작성한 ‘메타인지 노트’를 바탕으로 업무 추진 내역과 시행착오를 되짚고 ‘리부트 노트’를 통해 각자의 전략을 다시 다듬었다. 실행을 가로막는 핵심 장애 요인과 해결 방안도 구체화했다.

가장 눈에 띈 대목은 AI 에이전트의 활용이다. 신한금융이 자체 제작한 AI 에이전트가 토론의 ‘레드팀’ 역할을 맡아 논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반론과 대안을 제시했다. 사전 과제 피드백과 조별 발표안 평가에도 활용되며 경영진 토론의 객관성과 완성도를 높였다.

각 자회사 비상임이사와 실무자로 구성된 워킹그룹도 토론에 참여했다. 경영진 중심의 논의에 외부와 현장의 시각을 더해 실행 전략을 점검하기 위한 취지다. 둘째 날에는 그룹 AX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수준을 살피고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한 하반기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진 회장의 AX 구상은 이미 내부통제와 고객 플랫폼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말 그룹 공동 내부통제 플랫폼인 ‘신한 책무이행관리시스템(SCoRE)’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SCoRE AI’를 정식 가동했다.

SCoRE AI는 AI가 각 소관부서의 점검 활동을 요약하고 분석해 내부통제 최종 책임자인 임원의 의무 이행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임원별 책무 항목 점검과 증빙자료 자동 검증은 물론 소관부서 점검 내역의 충실도 평가와 금융사고·제재·법령 개정 등 외부 이슈 수집에도 활용된다.

신한금융은 2024년 9월 업계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도입한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 여기에 생성형 AI를 결합하면서 내부통제를 사후 점검 중심에서 실시간 관리와 예측 대응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진 회장은 “내부통제는 금융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신한금융은 업계를 선도해 온 책무구조도 운영 경험에 AI 역량을 더해 더욱 책임 있고 정교한 내부통제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객 접점에서도 AX는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17일 은행·증권·카드·라이프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새로운 금융 플랫폼 ‘신한 슈퍼SOL’을 공개했다. 기존 통합 앱이 그룹사별 주요 기능을 연결하는 수준이었다면 새 슈퍼SOL은 각 그룹사의 금융 업무를 하나의 앱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AI 에이전트도 본격 도입했다. 고객은 간단한 키워드 입력이나 자연스러운 대화만으로 금융 상품 추천부터 가입과 관리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대화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50여개에 달한다. 예를 들어 주식 동향을 묻는 질문은 증권 영역으로 판단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보험료 출금 계좌 변경처럼 은행과 보험이 연결된 질문도 순서대로 안내한다.

신한금융은 은행 입출금과 주식 투자 기능을 하나의 계좌에 결합한 ‘신한 SOL LINK’도 함께 선보였다.

별도 증권 계좌 개설이나 자금 이체 없이 은행 계좌에 예치된 자금을 곧바로 주식매매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진 회장은 슈퍼SOL 공개 당시 “신한 슈퍼SOL을 통해 은행·증권·카드·라이프의 오랜 경계와 단절을 없애 고객 일상에 꼭 필요한 올인원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에이전틱 금융의 시대를 맞아 그룹의 차별적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금융 생활 전반을 연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업 현장에서도 AI 기반 업무 혁신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의 AI 은행원은 전국 160여대 영업점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지난해 한 대당 하루 평균 80명의 고객을 응대했다. 올해 3월부터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10개 언어의 실시간 AI 통번역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AI 투자메이트와 AI 프라이빗뱅킹(PB), 업무 상담 GPT 등도 고객 상담과 내부 업무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디지털 기반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효율화를 통해 전년 대비 15% 증가한 6523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진 회장이 강조하는 AX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앱 고도화에 머물지 않는다. 내부통제와 경영 의사결정, 고객 플랫폼과 영업점 운영까지 그룹 전반을 AI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흐름에 가깝다. 이번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AI 에이전트를 경영진 토론의 레드팀으로 세운 것도 이 같은 방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진 회장은 “단순히 의지와 결기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차별적인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더해 몰입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도전적인 지향점을 설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리더들부터 AI를 활용해 각자의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며 “하반기 각자 자랑스러운 무용담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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