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파고든 혐오…교사는 속수무책

추정현 기자 2026. 7. 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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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교사, 악성 민원 우려 원인
노조 “제지 권한 부여 논의 필요”
일탈 아닌 교실 내 극우화 만연
교육활동보호국 관련 목소리
▲ 지난 6월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치는 모습./사진=KBSA 유튜브

교내 학생들의 정치·지역·성별·인종 등에 대한 혐오 표현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교사들이 제지하고 교육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활동보호국'과 관련해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혐오 표현을 제지 권한 부여에 대한 논의를 함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논의 과정에서 교사들에게 학생 혐오 표현 제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월29일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에게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일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장 정지를 의결했다.

포착된 중계 화면에 따르면 당시 배재고 선수들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혐오 표현이 섞인 문구를 합창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히 특정 학교 학생들의 일탈이 아니라 현재 교육 현장에 만연한 분위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혐오 표현이 온라인 밈과 정치적 조롱, 지역 비하, 역사 왜곡 표현과 뒤섞여 학교 안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77명 중 89.8%가 "학교 및 교실 내 극우화된 혐오 표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학교 및 교실에서 극우화된 혐오 표현을 하는 학생을 목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자주 있다"가 48%, "자주 있다"가 32.2%였다.

그럼에도 현장 교사들은 학생들의 혐오 표현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종 악성 민원과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한 우려, 제도적 보호 장치 부족 등이 원인이다.

오산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혐오 표현을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은 미약한 수준"이라며 "그동안 숱하게 제기된 교권 추락 문제와 마찬가지로, 학생의 발언 자유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두려워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취임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인수위원회 단계서부터 드라마 '참교육'에 등장하는 '교권보호국'에서 착안한 '경기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제시한 바 있다.

안 교육감은 교육감 직속으로 교육활동보호국을 설치해 민원대응을 교육청에서 책임지는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경기교육활동보호국 추진 과정에서 혐오 표현에 대한 교사들의 제지 권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교육활동보호국과 더불어 교육 과정 속에 혐오 표현에 대한 대책을 녹여낼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해 교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게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활동보호국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할 것인지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장에서 제기되는 혐오 표현 관련 문제들도 포함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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