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주 자영업자의 조용한 선행⋯전국 키다리 천사 모였다

박현우 기자 2026. 7. 5. 16: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온더테이블, 소비가 기부되는 특별한 플리마켓 오픈
참여비 0원, 자율 기부⋯구호 단체·보육원 등에 기부
간식 배달에 릴레이식 식사 대접, 선결제 등 온정 물결
4일 효자동 브런치 카페 온더테이블에 배달된 음료수. /박현우 기자

“이게 다 뭐야?”

소비가 기부가 되는 특별한 플리마켓이 열린 지난 4일 효자동에 있는 브런치 카페 온더테이블 앞에 하얀 비닐봉지가 무더기로 배달됐다.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료수가 박스째 들어 있었다.

남윤서 온더테이블 대표는 “종종 배달이 온다. 평소 아이들을 위해 기부·봉사활동을 하는 걸 아는 주변 사람들이 익명으로 보내주는 선물”이라며 이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 말했다.

이름 없는 선물을 보내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자영업자다. 고금리·고물가 등 극심한 경영난 속에서도 이웃을 돕기 위해 보낸 따뜻한 마음이다.

4일 효자동 브런치 카페 ‘온더테이블’에서 소비가 기부가 되는 특별한 플리마켓 ‘스레드 진짜 장터(스진장)’가 열리고 있다. /박현우 기자

이날 열린 플리마켓 ‘스레드 진짜 장터(스진장)’ 또한 마찬가지다. 참가비가 있는 대부분의 플리마켓과 달리 남 대표는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신 강요 없는 자율 기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난 4월에 열린 첫 플리마켓에서는 무려 180만 원이 모여 구호단체·선덕보육원에 전액 전달됐다. 

이번에 모인 성금은 120만 원으로, 선덕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오는 17일 전주 자영업자들과 보육원을 찾아 고기 파티를 열 계획이다. 8월에는 계곡 물놀이도 예정돼 있다.

이렇듯 한마음 한뜻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자영업자들의 연대는 이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당시 플리마켓을 해 보면 재미있겠다는 제안에 남 대표는 흔쾌히 공간을 내주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아쉽게도 온더테이블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남 대표가 항암 치료 후 부작용으로 인해 몸이 성치 않은 데다 극심한 불경기에 결국 가게를 빼기로 결심했다.

남 대표는 “다음 장터는 보육원에서 열고 싶다. 아직 협의된 건 아니다”면서 “가을쯤 운동회 형식으로 열어도 좋고, 주차장이 넓으니 플리마켓을 해도 좋을 듯하다. 벌써 에어바운스 등을 지원하겠다는 분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작은 장터에서 시작된 온기는 전국에서 모이고 있다. 전북뿐 아니라 서울, 대전, 광주, 포항 등 전국 각지에서 키다리 천사들이 손길을 보내는 중이다.

남 대표는 “후원자 대부분이 매장에 선결제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보태 주고 계신다”며 “지역 자영업자분들은 릴레이식으로 본인들 매장에 아이들을 초대해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삶이 팍팍하다 보니 기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듯하다. 플리마켓을 통해 작은 소비도 기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이 움직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전북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