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부터 치매노인용까지 … '픽'만 하세요 [BRAVO 라이프]
공공시설·민간시설로 구분
8종류가 있어 선택폭 넓어

초고령사회를 앞서가고 있는 일본은 노인 돌봄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요양(일본어로 개호)시설이 발달돼 있다. 우리나라도 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 요양시설을 운영 중이지만 일본과는 시설의 종류와 운영 방식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일본의 요양시설은 크게 공공과 민간 시설로 나뉜다. 공공시설은 지방자치단체나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데,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입소 기준이 엄격하고 대기자도 많다. 반면 민간시설은 다양한 서비스와 생활 환경을 제공하는 대신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일본 요양시설은 8가지 종류로 나뉜다. 공공시설이 4종류, 민간시설이 4종류다. 공공시설의 경우 월 이용료가 약 7만엔에서 시작해 20만엔에 달하는 곳도 있다. 민간시설은 저렴한 곳은 8만~9만엔대도 있지만 대부분 20만엔을 넘는다.
8종의 요양시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특양으로 불리는 '특별양호노인홈'이다. 이곳은 요개호 3등급 이상의 중증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장기간 거주가 가능하다.
일본은 개호보험을 통해 노인 돌봄 환자를 분류한다. 개호보험은 요지호(1~2등급)와 요개호(1~5등급)로 나뉘는데, 요지호는 경증 환자, 요개호는 중증 돌봄 환자가 대상이다.
특양은 24시간 식사·목욕·배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공시설이라 비용이 저렴하지만 대기자가 많아 입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한국으로 치면 노인요양시설(장기요양기관)과 가장 유사한 형태다.
병원과 자택의 중간 역할을 하는 '개인노인보건시설(로켄)'이라는 곳도 있다. 이곳은 질병 치료가 끝난 뒤 재활 치료를 통해 노인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목표다.
입소 기간은 통상 3~6개월 정도인데, 재활 중심이기 때문에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한다. 주로 큰 수술을 받거나 관절 등의 이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재활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형태의 한국 시설은 없다.
한국의 요양병원과 비슷한 형태로 분류되는 '개호의료원'도 일본에서는 많이 운영된다. 이곳은 의료와 장기요양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서비스 비중이 높고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이곳은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해 지속적인 의료 처치가 필요한 노인에게 도움을 준다. 한국의 요양병원은 병원 느낌이라면, 이곳은 노인의 생활 공간과 의료를 결합한 형태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네 번째로 소개하는 것은 '케어하우스'다. 이곳은 비교적 건강한 노인을 위한 공공형 주거시설이다. 생활 지원과 식사 제공 등을 받을 수 있지만 본격적인 요양서비스는 제한적이다.
자립적인 생활을 해야 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양로시설과 유사한 형태로 보기도 한다.
앞으로 소개하는 4개의 시설은 모두 민간시설이다. 우선 '개호형 유로노인홈'은 민간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요양시설로 24시간 요양서비스를 제공한다.
종신 거주가 가능한 곳도 많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식사와 각종 의료서비스 제공은 기본이다. 한국의 고급 실버타운과 노인요양시설을 결합한 형태로, 월 이용료도 비싸다.
'주택형 유로노인홈'은 생활 지원은 시설이 제공하지만, 요양서비스는 외부 방문 요양기관과 별도로 계약해 제공한다. 비교적 건강한 노인이 많이 이용하고, 본인이 필요한 만큼 의료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최근 일본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노인 돌봄 시설은 '서비스형 고령자주택'이다. 일본에서는 줄여서 '사코주'라고 하는데 고령자 전용 임대주택으로 보면 된다.
필요한 요양서비스는 외부 기관과 계약해 이용한다.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고 초기 비용이 적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그룹홈'이다. 이는 치매 노인만을 위한 소규모 공동생활시설이다.
보통 5~9명이 함께 생활하는데, 직원과 함께 식사 준비와 청소 등을 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한국의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과 유사하지만 일본은 지역사회 중심으로 소규모 운영이 특징이다.
한일 모두 노인 돌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일본의 시설은 종류가 훨씬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또 '사코주'처럼 일반 임대주택에 살면서 필요한 요양서비스만 선택하는 등 주거와 돌봄을 분리하는 것이 요양의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치매 전문시설이 한국보다 활성화된 가운데 재활 중심 시설도 많고 가급적 요양시설보다는 본인의 집에서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한국과의 차이로 꼽을 수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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