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유유자적, 밤에는 열정 가득 … 이곳은 해상낙원

김송현 기자(kim.songhyun@mk.co.kr) 2026. 7. 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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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90m·14층 초거대 선박
사실상 바다위 최고급 리조트
낮엔 온화한 햇살과 함께 수영
선베드에서 나른한 여유 만끽
저녁엔 오페라·재즈 공연부터
황홀한 댄스 파티까지 한가득
伊 코스타 세레나 타고 '부산~홋카이도'
모두투어 6박7일 환상의 크루즈투어

성공적인 여행의 조건은 뭘까. 황홀한 풍경, 맛있는 음식, 낯선 공간이 주는 설렘까지 여러 조건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함께하는 사람일 테다. 특히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에선 '오길 잘했다'는 말 한마디만 이끌어내면 다른 건 아무래도 좋다.

역설적이지만 그렇기에 대다수 가족 여행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부모님의 체력, 아이들의 안전, 배우자의 안락함 등 모두 만족시킬 계획을 짜다 보면 '안 가는 게 낫겠다'는 부담만 커지는 것이다.

크루즈 탑승객의 얼굴에선 그런 부담을 찾아보기 어렵다. 여행의 방식 자체가 달라서다. 모두 함께 움직여야 하는 보통의 여행과 달리, 크루즈는 일단 탑승하면 각자 원하는 시간·장소대로 여행을 즐기면 된다.

코스타 세레나 크루즈 12층. 선베드, 수영장, 워터슬라이드, 러닝트랙 등이 있다. 김송현 기자

지난달 19~25일 운항을 마친 모두투어의 첫 전세 크루즈 투어가 대표적이다. 부산과 일본 홋카이도 일대를 오간 6박7일 여정 동안 탑승객들은 각자 취향과 체력에 맞춰 크루즈가 제공하는 수십 가지 콘텐츠를 골라 즐겼다.

이 같은 자유로움의 비결은 크루즈의 압도적인 규모에 있다. 이번 투어를 함께한 선박은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사에서 건조한 '코스타 세레나'다. 길이 290m, 너비 36m 규모로 14층 1500여 개 객실에 승객만 370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다. 크루즈 디자인의 주요 테마인 '그리스 신화' 분위기를 감상하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선박이라기보다 바다 위 리조트에 가깝다.

이른 아침부터 자정까지 크루즈 곳곳은 다양한 콘텐츠로 꽉 차 있었다.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은 것은 공연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돌 지오디(god) 출신 가수 김태우의 콘서트를 비롯해 트로트 가수 김수찬·신성, 라틴팝의 전설 임병수, 솔·블루스 대가 박재홍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선상 공연이 6박7일 내내 이어졌다. 주요 공연들은 올림푸스 주신인 제우스의 이탈리아식 이름에서 따온 지오베(Giove) 대극장에서 펼쳐져 이름에 걸맞은 규모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크루즈의 지오베 대극장에서 이탈리아 테너 루이지 밀라초가 오페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송현 기자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오페라와 라이브 재즈 무대도 매일 밤 이어졌다.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산 크루즈답게 이탈리안 테너 루이지 밀라초는 '축배의 노래'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 오페라 명곡을 선보였다. 이탈리아의 재즈 가수 마리오 역시 그리스 신들을 위한 신전 '판테온'에서 이름을 딴 웅장한 판테온홀에서 추억의 올드 팝을 피아노로 연주하며 크루즈에서의 밤을 빛냈다.

참여형 행사도 선내 분위기를 살렸다. DJ가 탑승객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소개하는 '추억의 음악다방'은 라운지를 7080 음악다방으로 바꿔놓았고, 다양한 국적의 크루즈 승무원들과 함께하는 댄스 파티에서는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모든 세대가 한몸처럼 같은 춤 동작을 즐겼다. 여기에 문학, 과학, 패션, 경제 분야 전문가 수십 명의 강연까지 쉴 틈 없이 제공돼 각자 관심사에 맞춰 골라 들을 수 있었다.

선박의 크기와 흔들림은 서로 반비례하는 만큼 뱃멀미 걱정도 없다. 코스타 세레나를 통해 첫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민경 씨(62)는 "며칠간 배를 타는 건 처음이라 멀미약을 많이 샀다"며 "정작 여행 내내 약이 필요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평소보다 훨씬 활동량이 많았는데도 몸이 덜 피로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크루즈의 최대 장점은 이동 부담이 작다는 것이다. 이번 투어는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와 오타루에 총 3일간 정박했다. 평소라면 커다란 캐리어나 백팩을 들다 지쳐 숙소 체크인 시간만 기다렸겠지만 크루즈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도시가 바뀌어도 6박7일간 객실에 짐을 두고 다닐 수 있어서다. 가벼운 몸으로 도시 곳곳을 누빈 뒤 돌아오는 길에 양손 가득 기념품을 들면 된다.

그 덕분에 하코다테와 오타루에서의 기항지 투어 만족도도 높았다. 80대 부모님과 20대 딸을 데리고 3대가 크루즈에 탑승했다는 이연하 씨(55·가명)는 "기항지에 내려서 가족들을 어떻게 신경 쓰나 걱정했는데 짐 걱정이 없으니 훨씬 수월했다"며 "주요 랜드마크를 둘러보기 위한 효율적인 동선이나 안전수칙 등도 문의하면 자세히 설명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크루즈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사람들도 있다. 바로 크루즈 승무원들이다. 승무원들은 여정 내내 웃는 얼굴로 탑승객들의 여행 기분을 돋웠다. 크루즈 승무원 이레네 씨(22)는 "크루즈에 탔으니 탑승객과 함께 여행한다는 생각을 가지려 한다"며 "그래야 탑승객도 승무원도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다"고 활짝 웃었다.

※취재 협조 = 모두투어

▶코스타 세레나 크루즈 즐기려면

세대를 아우르는 크루즈 투어가 속속 등장하며 관련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모두투어 내부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크루즈 상품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70% 늘었다. 무리한 이동은 줄이면서도 여러 도시와 선상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며 40~50대와 가족 단위 여행객의 크루즈를 향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모두투어의 향후 크루즈 여행을 즐기려면 공식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참고.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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