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삼전·닉스 레버리지?···금감원 이어 한국은행도 “쏠림 심화·변동성 확대”

한국은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증시 ‘쏠림’ 현상을 강화하고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부작용을 경고한 건 금융감독원에 이어 두 번째다. 고환율 대응을 명분으로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예상보다 큰 부작용으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습이다.
한은은 5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질의답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비중이 주식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확대는 이런 쏠림 현상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주가 조정 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환매 증가 또는 포지션 리밸런싱(재조정)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면 일일 리밸런싱, 현·선물 차익거래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했다.
실제 지난 5월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후 이달 3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등락률이 4% 이상인 날이 11거래일이었고, 8% 이상 급등락을 보인 날은 3거래일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는 3회,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12회 발동됐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장점을 강조했지만 불과 열흘 만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당시 한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해 “해외 상장 ETF와의 규제 불균형 해소를 통해 국내 투자 자금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고 해외 자금 유입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우량주에 대한 고위험·고수익 수요가 흡수되고, 국내 주식시장의 저변 확대, 가격 발견 기능 강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기초자산의 시가총액 및 거래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앞서 금감원도 정책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증시 변동성 확대·쏠림 현상 등을 들며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도입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금감원은 오는 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진행하고 13일에는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투자자 보호·시장 안정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규 상품 출시를 중단하는 등 신규 투자자 진입을 막는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정·청, 추가 세수로 ‘미래대응기금’ 신설한다···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
- 5·18 혐오표현도 ‘표현의 자유’라고요?···정치권이 키우는 배재고 사태
- 애물단지 된 삼전·닉스 레버리지?···금감원 이어 한국은행도 “쏠림 심화·변동성 확대”
- 음바페 “턱시도 입고 나온 줄 아나, 우리도 더러운 축구할 줄 안다”…프랑스, 파라과이 거친
- [속보] 강훈식 “반도체 추가 세수로 미래 대응 기금 신설 추진”
- 악천후에도 “연설 강행” 자정 돼서야 기네스급 불꽃놀이···트럼프가 ‘사유화’한 미국 건
- “뿌링클팟 구해요” “수박 사서 반통씩 나누실 분”···배달음식도 대용량 식재료도 ‘공동
- [현장]4명 목숨 앗아간 ‘죽음의 폭우’···1년 째 복구 중인 산에 “비만 오면 가슴이 벌렁”
- “배재고 처벌이 5·18 폄훼” 이병태에 일부 여권 사퇴 촉구…“정치권 발언 자제해야” 신중론
- ‘새벽배송 못 끊어, 결국 다시 쿠팡’···정보 유출 사태 전보다 이용자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