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축, 곧 1000억마리…“공장식 축산에 기후위기·야생동식물 악영향”

김지숙 기자 2026. 7.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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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축산업의 긴 그림자’ 20주년, 후속 보고서 발간
지난 20년간 세계 곳곳에서 사육되는 농장동물의 수가 53% 급증했으며, 농장동물 사료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경작지 또한 27%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틴 어스본/SFFF 제공

지난 20년간 세계 곳곳에서 사육되는 농장동물의 수가 53% 급증했으며, 농장동물 사료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경작지 또한 27%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장식 축산이 생태계·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이어졌음에도, 2006년 618억마리였던 농장동물의 수는 2023년 949억마리까지 불어나 곧 1000억마리에 이를 전망이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일(현지시각) 국제단체인 ‘공장식 축산 금융 중단’(Stop Financing Factory Farming)이 2006년 유엔이 발간한 보고서를 기준으로 지난 20년간 현대 축산업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수치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2020년 결성된 ‘공장식 축산 금융 중단’은 세계은행 등 공공개발은행이 공장식 축산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식량 체계에 투자하도록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시민단체연합으로, 영국·미국·브라질의 동물복지·환경·인권 분야 시민사회단체 3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6년 발표한 ‘축산업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 2006년)는 축산업이 기후변화와 산림 파괴, 생물다양성 감소, 물 부족 등 다양한 환경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종합 분석한 보고서로, 오늘날 식량 시스템과 기후위기 논의의 출발점이 된 기념비적 연구로 평가받는다. 단체들은 이 보고서가 발간된 지 20주년이 되는 올해 그간의 변화를 추적해 ‘회고 보고서’를 낸 것이다.

분석 결과, 다양한 환경 분야에 드리워진 축산업의 그림자는 그동안 더욱 넓고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러한 변화를 ‘확장’과 ‘집약화’라는 두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년간 전세계에서 포유류·가금류 농장에서는 사육 동물이 약 330억마리 증가했다. 육류로 도살되거나 우유·달걀 생산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의 수가 2006년 약 618억마리에서 2023년 949억마리로 53% 급증한 것이다. 축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연간 71억톤에서 85~98억톤으로 22% 증가했다. 보고서는 “일부 분야에서 생산된 동물성 식품은 단위당 환경 영향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사육되는 동물의 수 자체가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환경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고 지적했다. 농장동물 급증 원인으로 보고서는 동물성 제품 소비를 부추기는 시장의 구조적 결함과 육류 및 유제품 소비 증가 등 식단 변화를 꼽았다.

지난 20년간 전세계에서 포유류·가금류 농장에서는 사육 동물이 약 330억마리 증가했다. SFFF 제공

농장동물의 증가와 함께 사료를 생산하는 경작지 면적 또한 471만㎢에서 600㎢로 27% 증가했고, 이에 맞물려 사료로 소비되는 곡물의 연간 사용량 역시 6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목지와 사료 작물 재배를 위한 땅을 모두 합치면, 현재 동물성 식품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면적은 전세계 농경지의 80%를 차지했다.

이런 공장식 축산의 확장은 야생 동·식물 감소와 멸종, 생태계 파괴를 부른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방목지나 사료작물 재배지를 위해 숲을 개간하면서 야생동식물의 서식지가 파괴·훼손·단절되고, 사료 생산을 위한 단일 작물 재배와 농약·비료 사용은 조류·곤충의 생태를 교란·파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돈·양계업에서 배출하는 분뇨 속 질소·인이 강과 호수, 해양 생태계로 흘러들면서 해양생태계까지 영향을 받고 있었다. 심한 경우 바다 일부 구역은 산소가 부족해 어류나 해양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해역’(Dead Zone·데드존)이 형성되는데,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2024년 발표를 보면 멕시코만의 데드존은 1만7366㎢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합성 비료와 가축 배설물에서 배출된 막대한 양의 질소가 미시시피 강을 따라 흘러들면서 형성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시네르히아 애니멀’(Sinergia Animal)의 동물복지·금융 부문 총괄 메렐 판데마르크는 “육류 중심 식단에서 벗어나는 광범위한 식생활 전환 만이 지구 환경 악화를 되돌릴 수 있다”면서 “2024년 공장식 축산에 12억3000만달러(약 9300억원)를 지원한 공공 개발은행들이 투자 기준을 바꿔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이는 전세계가 공장식 축산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이어 “다자개발은행들은 공장식 축산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더욱 지속가능한 세상을 향하도록 금융 흐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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