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9조 투자’…구미시 반도체·AI·로봇 모두 잡는다

신승남 기자 2026. 7. 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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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전담TF’ 가동
로봇·반도체·방산·AI 산업 재편 속도,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라인·AI 데이터센터 구축
로봇 특화단지·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과 반도체 팹 유치 병행, 200만 평 신규 공단 조성 건의
김장호 구미시장(가운데)이 지난 4일 시청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관련 부서장들과 함께 전날 경남 진주에서 열린 정부의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구미가 '삼성의 19조 투자'를 계기로 국가 3대 첨단 전략산업인 '반도체·인공지능(AI)·로봇'을 모두 잡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4일. 주말인데도 구미시청 스마트워크센터에는 김장호 구미시장과 기획·투자·신산업 부서장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가졌다.

하루 전인 지난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된 정부의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전략과 삼성의 19조 원 규모 투자 발표에 따른 로봇과 반도체, 방위산업, AI 대응전략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김 시장은 "휴일도 그냥 보낼 수는 없어 기획·투자·신산업 부서와 함께 어제 발표된 삼성의 19조 원 투자에 발맞춰 구미의 대응전략을 하나씩 구체화했다"며 "반도체, 방산, 로봇, AI 등의 기회는 준비된 도시가 잡는다. 구미의 미래를 위해 하루도 허투로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구미시, 전담 TF 구성…정부의 '제조 AX 혁신거점' 발표 대응

이날 구미시는 삼성의 구체적인 투자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또 분야별 대책반을 가동해 정부 지원사업 발굴과 산업기반 확충에 행정력을 집중키로 했다.

앞서 정부는 국민보고회에서 구미를 로봇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를 중심으로 한 '제조 AX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회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구미에 총 19조 원 규모를 투자해 피지컬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라인을 신설하고, 기존 구미사업장을 'AI 드리븐 팩토리'로 전환키로 하고, 첨단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AI 드리븐 팩토리는 AI와 머신러닝,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제조 전 공정에 적용해 생산설비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실시간으로 판단하면서 최적의 생산방식을 구현하는 지능형 공장을 의미한다.

특히 국민보고회 현장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라인 투자와 연계해 구미를 로봇 특화단지로 조속히 지정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했다.

정부도 구미를 중심으로 로봇산업을 육성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로봇 3강'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액추에이터와 센서 등 로봇 핵심부품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반도체 소부장과 방산 특화형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우선 삼성과의 협의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시설의 투자 시기와 규모, 필요 부지와 기반시설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로봇 분야 전담 TF와 대학·연구소·기업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인력 양성, 기술 개발, 기업 유치, 정주여건 개선 등을 포괄하는 로봇산업 육성전략도 마련한다.

시는 그동안 '로봇산업 육성과 지원 조례' 제정, 첨단로봇융합도시 비전 선포, 로봇직업혁신센터 구축, 첨단로봇 플래그십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지난 2월에는 로봇·휴머노이드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도 신청했다.

◆반도체·AI·로봇 모두 공략…산업용지 확보도 핵심 과제

반도체 분야에서는 소재·부품 자립화와 반도체 팹 유치를 동시에 추진한다. 시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제조 콤플렉스 구축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대응하는 한편, 기존에 확보한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수입 의존도가 99%에 이르는 국방반도체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첨단 방위산업용 시스템 반도체 부품 실증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도 확대한다. 지역 전력반도체 기업인 KEC 등과 연계한 국방반도체 양산거점 구축사업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구미시는 2023년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됐으며, 2025년에는 반도체 남부권 혁신벨트에도 포함됐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소부장 기업 유치를 확대하고 용수와 전력, 산업용지, 전문인력 등 입지 경쟁력을 내세워 반도체 팹 유치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구미 방산혁신클러스터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계열사 등 지역 방산 체계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한다. 지난 4월 신청한 '방위산업 소부장 특화단지'가 조속히 지정될 수 있도록 정부 건의를 강화하고, 방산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과 실증 및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AI 분야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구미를 아시아 AI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구미에 1단계 6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정하고, 8월 착공 예정인 삼성SDS는 향후 2단계 60MW 추가 투자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글로벌 기업이 추진하는 1.3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시는 올해 1월 AI 비전위원회를 구성하고, 2월 비전 선포식을 연 데 이어, AI 종합전략을 마련했다. 앞으로 AX 실증산단과 AI 집적단지를 유치하고,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해 산단 전체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산업용지 확보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구미시는 로봇 생산라인과 반도체, 방산,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투자를 적기에 수용하기 위해 200만 평 규모의 가칭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 신규 조성을 검토하고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로봇, 반도체, 방산, AI 분야별 대책반을 구성해 기업 투자 지원과 규제 해소,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시설 구축, 정부 공모사업 발굴에 나선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가 지난 50년간 축적해 온 제조 노하우와 첨단산업 인프라가 삼성의 미래 투자전략과 만나게 됐다"며 "로봇과 반도체, 방산, AI를 구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대한민국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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