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직장인 몰리는 동대구벤처밸리…대구 AI·SW 창업 거점으로
AI 창업허브 조성…수성알파시티와 연계해 창업 생태계 확장

대구시 공무원 A씨는 대구정책연구원에 파견 근무를 하며 뜻밖의 장면을 마주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주변 사무실에서 직장인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상당수가 20·30대 젊은 층이었다. A씨는 "대구 젊은 사람들은 다 어디 있나 했더니 여기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치 대학 캠퍼스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 생활을 하며 여러 산업 현장을 가봤지만 이렇게 젊은 사람이 많은 곳은 흔치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정책연구원이 자리 잡은 동대구벤처밸리는 동대구역네거리에서 범어네거리까지 이어지는 약 2㎞ 구간에 조성된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다.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과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동대구벤처밸리 일대에는 정보처리·소프트웨어 등 IT 기반 기업을 중심으로 약 450개 기업이 모여 있다. 유동인구도 하루 23만명에 달한다. 창업기업과 지원기관, 젊은 직장인이 한데 모이며 도심 속 창업 집적지로 자리 잡은 셈이다.
◆AI·SW 창업 거점
창업·기업지원 기관도 밀집해 있다. 이 일대에는 대구테크노파크, 대구무역회관,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 대구상공회의소,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대구지식서비스센터, 대구스케일업허브 창업보육센터(DASH) 등이 자리하고 있다. 대구스케일허브는 창업기업의 입주 수요가 많아 입주율 90%이상 유지하고 있다. 대구신용보증재단도 올 연말 범어네거리 인근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대구무역회관에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무역협회, 한국표준협회,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등이 입주해 있다. 창업기업 입장에서는 기술개발, 수출, 인증, 금융, 투자 등 기업 성장과 관련된 기관을 한 권역 안에서 만날 수 있는 구조다.
대구시는 동대구벤처밸리를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클러스터인 수성알파시티의 산업 생태계와 연계해 AI·SW 창업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핵심 거점은 동대구역 인근 옛 동부소방서 부지에 들어서는 동대구 AI 창업허브다. 전체 사업비는 국비 234억원을 포함해 319억원 규모다.
동대구 AI 창업허브에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 사업으로 추진되는 대구AI혁신센터 조성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함께하는 AI 테크포트 조성 사업이 동시에 추진된다. 대구시는 AI 활용 인프라와 창업 지원 기능을 한곳에 모아 동대구벤처밸리를 지역 AI·SW 기업이 성장하는 창업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대구테크노파크도 동대구벤처밸리의 AI 창업 기반 확장에 나선다. 대구TP는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을 받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 AI혁신소상공인 대경본부를 마련한다. 소상공인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사업으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간 국비 70억4천700만원이 투입된다.
◆성장하는 입주 기업
입주기업들의 성장 사례도 나오고 있다. 럼플리어는 국내 첫 리튬인산철 배터리(LFP) 전문기업으로, 각형·파우치형 배터리를 동시에 생산하고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글라우드는 AI 구강 치료 솔루션 'JUST SCAN'을 개발한 기업이다. 구강 스캔부터 진단, 치료 계획 수립까지 치과 진료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가치 280억원을 인정받았다.
하이어코퍼레이션은 바이오 스티뮬레이터(HILO WAVE)를 기반으로 조직 수복용 생체재료 의료기기와 병원·제조사 대상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올해 아기유니콘에 선정됐으며 2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엘씨에이치피테크는 자율주행 분야에 활용되는 3차원 이미지센서 라이다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특허 6건을 출원했으며, 민간 투자를 받은 초기 기술창업기업을 정부가 후속 지원하는 프리팁스(Pre-TIPS)에 올해 선정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대구벤처밸리는 기업과 지원기관, 청년 인력이 모여 있는 도심형 창업 집적지"라며 "수성알파시티와 연결해 창업에서 성장, 실증, 투자까지 이어지는 AI·SW 생태계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