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이어 마이크론도 '통큰 베팅'…공급망 확보전 '점입가경'
1조5000억엔 투자…일본도 5000억 베팅
HBM 3강 체제 굳건…AI 인프라 확보전 확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거점 확장에 나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공급망을 확립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취지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생산거점을 선점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전이 보다 확산하는 추세다.

이번 투자는 AI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추진됐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AI 가속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확보가 업계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다. 마이크론도 이 점에 착안해 생산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론은 현재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최첨단 생산시설 두 곳을 건설 중이다. 지난 1월엔 미국 내 D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뉴욕주 시러큐스 외곽에서 1000억달러 규모 생산시설 착공식을 진행했다.
마이크론이 히로시마를 선택한 배경으로는 두가지 요인이 거론된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강자로 꼽힌다. HBM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실리콘 웨이퍼 등 수급에 유리하다. 즉,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지정학적으로 강점을 지녔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일본 정부의 지원이다. 일본은 TSMC·라피더스·키옥시아 등 반도체 투자에 수십조원을 지원하고 있는 국가다. 자국 반도체 산업이 다소 미약하다고 평가받는 만큼, 기술·설비 확보를 위해 국내외 업체에 적극 투자 중이다.
실제 일본은 반도체 산업 부활을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달 2041년 3월까지 반도체와 AI 분야에 101조6000억엔 규모의 민간·공공 투자를 추진하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크론도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히로시마 공장 건설 비용 지원을 위해 최대 5000억엔을 배정했다. 일본 내 유일한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을 통해 첨단 메모리 생산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 깔렸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판도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한국 내 대규모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역시 AI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거점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2030년까지는 HBM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예상되는 상황, 시장은 누가 얼마나 파느냐보다는 누가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 흐름"이라며 "현재로서는 빠르게 인프라를 확보하고 재원을 투자해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짜는 것이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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