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속 세균, 변기 물보다 많다?"… 식약처가 알려주는 얼음 관리법 4

김진우 기자 2026. 7. 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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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은 뚜껑이 있는 밀폐용기에 담아 다른 식품의 냄새·오염원과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출처: Gemini 생성

무더위가 시작되면 차가운 음료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얼음 소비도 함께 늘어난다. 그런데 얼음은 가열이나 조리 과정 없이 그대로 입속으로 들어가는 식품이어서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냉동은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잠시 멈추게 할 뿐이고, 제빙·보관 과정에서 세균이 새로 더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실제 조사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국내외 여러 조사에서 얼음 속 세균 수가 변기 물의 세균 수보다 많게 측정된 사례가 나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매년 실시하는 수거 검사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한 얼음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오염은 얼음을 만드는 물 자체보다 제빙기, 사람의 손, 보관 과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여름철 얼음을 안전하게 먹으려면 오염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얼리면 세균이 죽는다?— 실제로는 멈출 뿐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USDA FSIS)은 식품을 영하 18도(0℉) 이하로 냉동할 경우 세균, 효모, 곰팡이 등이 비활성화(Inactivate)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사멸이 아니라 활동 정지여서, 해동되면 세균이 다시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리스테리아(Listeria)처럼 냉장·냉동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균도 있다. 리스테리아는 임산부·고령자·면역저하자에게 특히 위험하므로, 이들 취약계층은 얼음·냉동식품 위생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변기 물보다 세균 많았던 얼음 — 국내외 실측 데이터
2006년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University of South Florida) 실험에서, 패스트푸드점 5곳의 얼음을 같은 매장 변기 물과 비교한 결과 70%의 사례에서 얼음의 세균 수가 변기 물보다 많았고 일부 표본에서는 대장균 등 분변성 대장균군(fecal coliform)이 검출됐다. 2017년 영국 BBC 조사에서도 현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세 곳을 검사한 결과, 한 곳은 얼음 표본 10개 중 7개에서, 나머지 두 곳은 각각 10개 중 3개에서 분변성 대장균군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위생 부적합 사례가 이어졌다. 식약처가 2025년 6월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편의점의 식용얼음 451건을 수거·검사한 결과 제빙기 얼음 5건과 편의점 컵얼음 1건 등 6건이 세균수 기준을 초과했다. 2026년 조사에서는 418건 중 세균수 초과 6건, 대장균 초과 1건 등 7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예방의학 전문의 데이비드 카츠(David Katz)는 'ABC 뉴스(ABC News)'를 통해 "얼음이 변기 물보다 더 오염될 수 있는 것은 제빙기가 제대로 청소되지 않고, 사람들이 손을 씻지 않은 채 얼음을 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왜 오염되나 — 제빙기 구조·손 위생·여름 습기, 그리고 가정의 사각지대
이처럼 얼음 오염은 주로 제빙기와 손, 보관 과정에서 생긴다. 제빙기는 내부에 물이 늘 고여 있어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곰팡이와 물때가 끼기 쉽다. 얼음에 직접 닿는 부품과 얼음주걱을 자주 세척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하고, 종사자가 손을 씻지 않고 제빙기를 다루면 교차오염이 일어난다. 원수 관리도 중요해서, 관리가 소홀한 지하수를 그대로 쓰면 오염 위험이 커진다.

가정에서 얼리는 얼음도 안심할 수 없다. 얼음을 얼릴 때 사용하는 정수기가 오염돼 있으면 그 오염이 얼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가정용 정수기 100대를 검사한 결과 53대에서 대장균 등이 검출돼 기준치를 넘었고, 기준의 110배가 넘게 나온 사례도 있었다. 먹는물 수질기준상 일반세균 허용치는 1mL당 100CFU다. 냉장고 얼음 디스펜서와 실리콘·플라스틱 얼음틀도 세척을 소홀히 하면 오염원이 된다.

여름철 얼음 관리법 — 식약처 세척 주기와 가정 수칙
식약처는 '제빙기 위생관리 안내서'에서 부위별 세척·소독 주기를 제시했다. 얼음주걱 등 기구와 제빙기 외부는 하루 1회 이상, 제빙기 내부 벽면은 주 1회 이상, 워터커튼·노즐·거름망 등 분해 가능한 부품은 월 1회 이상 세척·소독하도록 했다. 얼음 소비량이 많으면 세척 주기를 더 단축하도록 권고했다.

가정에서는 정수된 물로 얼음을 얼리고, 얼음은 뚜껑이 있는 밀폐용기에 담아 다른 식품의 냄새·오염원과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얼음틀과 정수기 저수조·필터도 주기적으로 세척·교체하고, 얼음을 다룰 때는 손을 씻거나 전용 집게를 사용한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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