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세계 4위’ 韓 수출, 연내 5위 굳히기 나선다
“중개무역 네덜란드 제외 시 4위권”

한국 수출이 올해 초반 압도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톱5’ 자리에 올랐다. 전통의 제조업 강국이자 경쟁국인 일본을 큰 격차로 따돌린 것은 물론, 수출의 질적·양적 측면 모두에서 역대급 호황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연간 수출도 5위권 안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누계 수출액은 3066억 달러로, 글로벌 수출 순위 5위를 기록했다. 2024년 6위, 2025년 7위에서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 기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0.9%에 달해, 중국(+14.5%), 미국(+15.2%), 독일(+11.8%) 등 상위권 국가들보다 급격한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 해까지 한국을 앞섰던 일본은 수출액이 6.3% 증가한 2555억 달러로 8위에 그쳤다.
정부는 사실상 세계 4강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상위권 국가 중 4위인 네덜란드(3435억 달러)의 경우 유럽 이외 지역에서 수입한 물품을 그대로 다시 수출하는 중개무역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네덜란드가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에서 40% 전후를 바로 수출한다”며 “네덜란드의 수출은 전체 수출이라는 맥락에서 다른 면이 있다. 네덜란드 제외하면 수출 4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제조업 기반의 순수 국산 제품 수출 국가로만 따지면 한국이 중국·미국·독일에 이어 세계 4강 수준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수출 호조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지속된 원·달러 고환율에 따른 착시 효과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환율이 수출 증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등 첨단 제품 수출의 경우 대부분 ‘달러 베이스 고정가’로 계약이 체결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기준 수출 5강 안착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수출 품목의 ‘질적 다변화’가 있다. 최근 수출 호조세는 간판인 반도체의 독주뿐만 아니라 기존 주력 품목과 소비재의 동반 선전이 이끌었다. 6월 기준 20대 주요 품목 중 반도체를 비롯해 컴퓨터, 화장품 등 9개 품목이 역대 1위 수출 실적을 세웠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가전·모바일 기기의 수요 둔화 우려가 있으나, AI 데이터센터발 대형 수요가 반도체·컴퓨터 등 IT 기기 중심의 수출 모멘텀을 떠받치고 있다. 다만 하반기 변수도 있다. 철강·석유화학 등 공급 과잉 품목의 물량 경쟁과 유가 변동성에 따른 단가 하락, 유럽연합(EU)의 철강 쿼터(TRQ) 강화 등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라진 기자 realjin0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