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DMC 개발 발목 잡는 '차량기지'…지자체 갈등 속 연내 이전 '불투명'

김지영 기자 2026. 7. 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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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철도차량기지 이전 사업개요/그래픽=이지혜

서울 서북권 핵심 개발 축으로 꼽혀온 수색·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일대 복합개발 사업이 차량기지 이전 문제에 가로막히며 장기 교착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전 대체 부지로 거론된 경기 고양시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충돌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합의가 미뤄지면서 연내 이전 계획을 마무리하겠다는 서울시의 구상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서울시와 도시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수색 차량기지 부지를 활용하는 주거·상업·업무 등 대규모 복합개발을 추진 중이다. 해당 지역이 DMC와 인접해 있는 만큼 미디어·콘텐츠 산업과 연계한 서북권 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이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해당 부지를 활용한 공급 물량 확보도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꼽힌다.

정작 이전 대상지로 지목된 고양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양시는 과거부터 각종 기반시설 이전과 관련된 갈등이 누적된 지역으로 이른바 '혐오시설 이전'에 대한 주민 반감이 높다. 고양시는 '서울시의 역세권 개발 사업을 위해 해당 시설을 이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고양시는 자체 수요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이전 반대 의견이 확인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서울시 개발사업을 위해 일방적으로 시설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며 "2024년 두 차례 이전안이 반려된 이후 서울시와 코레일 측에서 실질적인 대안이나 진전된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시는 수색 차량기지 고양시 이전 논의가 잠시 지연됐을 뿐 백지화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로 인해 정책 결정이 일시적으로 지연됐지만 실무 차원의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서는 대체 부지 재검토나 새로운 이전 후보지 검토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책 방향에서도 갈등이 예상된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수색 차량기지를 주택 공급 대상지로 판단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단순 주택 공급을 넘어 상업·업무 기능을 결합한 복합개발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같은 부지를 두고 '공급 확대'와 '도시 기능 고도화'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가 충돌하는 모습이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지자체 간, 중앙·지방정부 간 갈등을 넘어 광역 개발사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기반시설 이전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 조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사업 차질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내 지자체 간 협의 구조가 제도적으로 미흡한 상황에서 정치 일정까지 맞물릴 경우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사업이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기지 이전이 선행되지 않으면 수색·DMC 일대 개발 자체가 착수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울시의 서북권 개발 로드맵은 물론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도 일정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색 차량기지 이전은 이미 수차례 언급된 개발 계획임에도 추진이 더딘 것이 사실"이라며 "사업 추진 주체가 이전 대상지에 대한 보상과 개발 이익 공유,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 등 보다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할 때"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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