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쓴 백인 우월주의 단체…미국 독립기념일 공개 행진

미국 250주년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각), 백인 우월주의 단체가 복면을 쓴 채 수도인 워싱턴 도심에서 행진을 벌였다. 이 모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충격을 안겼다.
이날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패트리어트 프런트’(Patriot Front) 회원 약 400여명이 단체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초창기 남부 연합을 상징하는 13개의 별이 있는 미국 건국 초기 성조기(벳시 로스기) 등 다양한 깃발을 든 채 “미국을 되찾자”고 외치며 행진했다고 로이터 통신·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어두운 색 셔츠와 카키색 바지, 워커, 얼굴을 덮다시피 가리는 흰색 마스크를 한 차림새로 북소리에 맞춰 행진하며 미국 의회의사당과 유니온스테이션역 일대를 돌아다녔고, 이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해 널리 알려졌다.
패트리어트 프런트는 미국을 ‘백인만의 나라'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뱅가드 아메리카’에서 2017년 갈라져 나와 생긴 일파로, 노골적인 네오 나치 상징을 쓰며 대중들의 반감을 샀던 뱅가드 아메리카와 달리 미국 애국주의를 표방하고 게릴라 홍보전에 치중하며 젊은층을 끌어들였다. 패트리어트 프런트는 과거 노예제 폐지에 반대한 남부 연합을 나타내는 깃발 등 성조기의 다양한 변종 깃발을 즐겨 든다. 이 단체의 상징은 13개의 별로 둘러싸인 도끼가 꽂힌 ‘파스케스’다. 이들은 빌린 트럭을 타고 공공장소에 나타나 짧게 깃발을 흔든 뒤, 다시 트럭에 올라 사라지는 기습 시위 방식을 즐겨 사용해왔다. 2024년 7월6일에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패트리어트 프런트 회원들이 나타나 깃발을 들고 도심을 행진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존 코언 전 국토안보부 대테러 차관보는 이 단체가 “백인 우월주의 및 반이민 이념을 가졌으면서도 주류를 표방하려는 단체”라고 정의하며 “독립기념일 공개 행진에 나설 만큼 백인 우월주의가 대중적으로 힘을 얻었다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워싱턴 경찰청은 이들이 오전 11시 전에 행진을 마치고 도심에서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경찰 대변인은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에 따른 활동”으로 본다며 “평화적으로 개인의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존중하며, 워싱턴 주민과 방문객의 공공 안전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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