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지금 방식 안돼”…영국 농부들 팔걷은 이유는
잉글랜드 지역 농부 56% 도입
축산농가 나무 등 심어 그늘 확보도

기후 변화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 농가의 변화가 눈에 띄고 있다. 폭염에 적응하기 위해 농약 사용을 줄이고, 가축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고 있다.
4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잉글랜드 지역 농부들은 재생농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농법은 화학물질 사용과 깊이갈이를 줄여 토양 질을 높이고 수분 유지력을 증진하는 방식이다.
금융회사 바클레이즈가 1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농부 223명 중 56%가 이 같은 재생농법을 도입했으며, 24%는 향후 2년 이내에 자연농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가장 많이 실천하는 것은 농약과 제초제 사용 줄이기(65%)가 꼽혔다.
바클레이즈는 실용적인 이유에서 농부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즈의 분석 결과 올해 4월 기준 지난 1년간 비료·사료·에너지(연료비) 등 농업 투입 비용은 6.7% 상승했다. 응답자들은 가뭄(72%), 날씨 변동성(71%), 강수량 증가(55%)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질소비료를 줄인 농가는 노동력과 기계 비용을 1㏊당 최대 76파운드(약 13만3000원)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친화농업네트워크(NFFN)의 마틴 라인스 대표는 “농부들이 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지만 10~15년 전에 재생농법을 시작한 농가들은 현재 더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산농가도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유기 축산농장을 운영하는 홀리 퍼디는 “9년 전부터 나무와 생울타리(관목·덤불로 이뤄진 자연 울타리)를 만들어 양과 소에게 그늘을 마련하고, 연못과 도랑을 파서 급수와 홍수에 대비하고 있다”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농업경영 컨설팅업체 앤더슨센터의 마이클 해버티 경제학자는 “축산농가는 가축이 먹이를 더 잘 먹도록 늦은 시간대에 먹이를 주고, 한낮에는 그늘로 이동시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농업 지원금 제도 중 재생농업 도입을 반영했다. 이 제도는 지속 가능한 농법을 채택하고 자연환경 복원에 나서는 농부들을 지원한다. 영국 정부는 소규모 농가도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 올해 9월부터 신청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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