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2000년 이후 최악의 한 달…AI 희생양이라는 관점도

이혜운 기자 2026. 7. 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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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0080> FILE PHOTO: A view shows a Microsoft logo at Microsoft offices in Issy-les-Moulineaux near Paris, France, March 25, 2024. REUTERS/Gonzalo Fuentes/File Photo/2026-06-16 00:14:38/<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월가에서 2000년 이후 가장 혹독한 한 달을 보냈다. 주가는 한 달 새 약 19% 빠졌다. ‘닷컴 버블’이 꺼지던 2000년 12월(-23.4%)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알파벳(구글 모회사)에 세계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렸던 MS는, 이번 폭락으로 엔비디아·알파벳·애플 등 상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때 4조 달러를 넘봤던 시가총액은 이제 2조9000억 달러 안팎으로 쪼그라들며 3조 달러 선마저 내줬다. 2024년 1월 사상 처음 3조 달러를 돌파한 지 약 2년 반 만에, 다시 그 아래로 주저앉은 것이다.

◇ 실적은 사상 최대인데 주가는 최악

MS는 돈을 그 어느 때보다 잘 벌고 있다. 2026 회계연도 첫 9개월(2025년 7월~2026년 3월) 매출은 2410억 달러, 순이익은 980억 달러에 달했다. 직전 분기(1~3월)만 봐도 매출 829억 달러(전년 대비 18%), 주당순이익(EPS) 4.27달러(23%)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클라우드 사업 애저(Azure) 매출은 40% 뛰며 다섯 분기 연속 성장세가 빨라졌고, AI 사업의 연환산 매출은 370억 달러로 1년 새 123% 급증했다.

그런데도 주가가 무너진 이유는 자본지출(capex), 즉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쏟아붓는 설비 투자 때문이다. MS는 올해 자본지출을 약 19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전년보다 61% 늘어난 규모이자, 애널리스트 예상치(약 1550억 달러)를 350억 달러나 웃도는 수치다. 이 중 250억 달러는 메모리 등 부품값 급등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MS를 ‘AI의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MS는 AI 붐의 ‘청구서’를 떠안은 쪽인데, 정작 그 돈을 받아 챙기는 건 메모리·반도체 공급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엔비디아라는 것이다. 돈을 쓰는 MS는 벌을 받고, 파는 쪽은 랠리를 누리는 구도인 셈이다. 한때 든든한 동맹이던 오픈AI는 이제 경쟁자로 돌아섰다. 워드·엑셀 같은 간판 소프트웨어가 AI 도구에 잠식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지금이 진입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다수 의견은 여전히 ‘매수’다. 미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 집계에서는 애널리스트의 약 90%가 매수 의견을 유지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561달러였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배로 5년 평균(약 30배)을 크게 밑돌아, 2023년 이후 가장 싼 수준이다.

그러나 목표주가를 낮춘 곳도 여럿이다. “천문학적 투자가 이익으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어떤 프리미엄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적이 투자 회수 능력을 입증할 때까지는 기다리라는 얘기다.

그래서 시장은 두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 두고 있다. 첫째는 오는 29일 예정된 4분기(4~6월) 실적 발표다. 이 자리에서 2027 회계연도 자본지출 가이던스가 처음 공개된다. 지출이 정점을 찍고 꺾이는지, AI 수익화가 실제로 가속되는지가 판가름 날 분수령이다. 둘째는 8월 1일이다. 이날부터 MS는 메모리·저장장치값 급등을 이유로 전 세계 Xbox 콘솔 가격을 올린다. 512GB 모델은 100달러, 1TB 모델은 150달러 인상하고 2TB 모델은 단종하며, 2027년 말까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바차드는 “부품값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이 조치가 수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늠할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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