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관광객 2000만 시대⋯ 호텔도 ‘신뢰 경쟁’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을 찾은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871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라만 사상 최초로 연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돌파도 기대된다.
이처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과 일방적인 예약 취소 등 소비자 피해도 잇따르면서 ‘믿고 묵을 수 있는 호텔’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기 범죄 피해를 당한 외국인은 2023년 5307명에서 지난해 8671명, 올해는 1만9907명으로 2년 만에 약 4배 늘었다. 숙박업소의 일방적인 예약 취소와 과도한 요금 부과가 외국인 관광객의 대표적인 불만으로 꼽힌다.
실제로 BTS 부산 공연을 앞둔 지난 5월 부산에서 접수된 관광불편신고는 185건으로 지난해 부산 연간 신고 건수(239건)의 77.4% 수준에 달했다. 신고자의 83.8%는 외국인이었으며, 호텔·숙박 관련 민원이 154건으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공연 기간 부산지역 평균 숙박요금이 평소보다 2.4배 상승했고 일부 숙소는 최대 7.5배까지 요금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일부터 ‘호텔업 등급결정업무 위탁 및 등급결정에 관한 요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성급별로 달랐던 평가기준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그동안 1·2성급, 3성급, 4·5성급마다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호텔업계의 행정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동일한 기준 아래 점수에 따라 등급을 결정한다.
평가 절차는 간소화했지만 소비자 보호 기준은 오히려 강화했다. 화재 예방과 시설 안전관리 기준을 보완하고 위생 평가 항목을 세분화했으며, 개인정보 보호와 친환경 경영 등 사회적 책임 요소도 반영했다. 특히 부당요금 적발 시 감점을 기존 10점에서 30점으로 확대해 가격 투명성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다. 최고 등급인 4·5성급 호텔은 평가원이 직접 1박을 하는 암행평가를 유지해 실제 서비스 수준을 점검한다.
호텔업계에서는 이번 호텔 등급평가 기준 개정으로 호텔들의 경쟁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시설 규모와 객실 수준이 성급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안전과 위생, 가격의 투명성, 소비자 보호 수준까지 호텔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국가 관광의 신뢰를 보여주는 접점”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별 개수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얼마나 갖췄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진 문체부 관광정책관은 “이번 고시 개정은 호텔업계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국민의 안전과 편의는 더욱 강하게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했다”고 밝혔다.
홍선혜 기자 reds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