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GW 전력 폭발’ 메가프로젝트…한전·가스공사 인프라 ‘대수술’ 불가피

이원희 wonhee4544@ekn.kr 2026. 7. 5. 10:3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집중기획] 메가프로젝트 조력자-인프라 ①
용인·호남 반도체, 데이터센터 추진에
한전, 전력 공급 인프라 구축 시급
LNG 수급계획 수립, 터미널 확충 필요
가스공사, 신규 계약도 늘어날 전망

지난달 30일 전남·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직접 관할해서 집행·기획·총책임, 또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얼마나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는지 직접 체크해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과 호남권 65만톤 이상의 용수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력망과 가스관, 발전설비, 용수 공급망 등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는 사업의 속도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본지는 메가프로젝트의 조력자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역할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1회. 인프라

2회. 발전

3회. 물과 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본사.

총 4755조 원이 투입되는 반도체·피지컬 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성공 가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전력과 가스 등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 첨단 미래 산업들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전력 대식가'인 만큼,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성패가 곧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가급 전력 수요 폭발은 한전의 장기 송변전설비계획과 가스공사의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양 기관은 신규 수요에 맞춘 공급망 확충과 더불어, 송·배전망 및 가스관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메가프로젝트에 송배전망도 대수술 불가피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한전의 장기 송변전망 계획은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존 계획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전국적인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추가하면서 전력망 확충 규모와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5월 수립된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2024~2038년)'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0GW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안을 확정했다. 핵심 축인 호남-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노선은 2GW급 송전 경로 4개를 2031년부터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메가프로젝트의 등장으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6.3GW, 울산·당진 등 전국 AI 데이터센터에 18.4GW,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신규 분에 3GW가 추가되면서, 기존 계획에 없던 총 27.7GW의 대규모 전력 수요가 새롭게 더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공장 준공 시기를 각각 7년, 12년씩 앞당기기로 했고, 호남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역시 타이트한 일정표를 쥐고 있다. 늘어난 수요만큼이나 전력망 구축 시계바늘도 훨씬 빨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용인 추가 분(3GW)과 호남 분(6.3GW)을 수용하기 위한 변전소 신설을 포함해, 기존의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만 전력 공급 타이밍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력망 확대의 고질적 걸림돌인 '주민 수용성 확보'는 여전한 난제다. 한전이 동해안-수도권 HVDC 송전망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기 하남 변전소 증설 사업이 여전히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로운 송전망 확충 과정에서 불거질 사회적 갈등을 선제적으로 조율할 정교한 대책이 시급하다.

반도체·AI 시대…당진 LNG 터미널 재조명

전력 공급의 또 다른 축인 가스발전 부문에서는 LNG 수급과 공급망을 책임지는 가스공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LNG 발전소는 건설 기간이 약 5년으로 짧고 발전기 1기당 약 0.5GW 규모로 단계적 증설이 가능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이에 따라 현재 수립 중인 '제16차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에도 메가프로젝트발 신규 가스 수요가 대거 반영될 전망이다.

특히 발전소 건설에 앞서 안정적인 LNG 하역·저장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과 민간 발전사들이 가스발전 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가스공사의 공급 책임도 막중해졌다.

이 과정에서 가스공사가 충남 당진에 조성 중인 LNG 터미널이 메가프로젝트의 '에너지 전초기지'로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당진 LNG 터미널은 1단계 사업으로 27만 킬로리터(㎘) 규모의 저장탱크 4기를 2027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며, 동급 탱크 3기를 2029년까지 추가하는 2단계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사실 당진 LNG 터미널은 환경단체로부터 탄소중립 기조 속에 LNG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저장시설 추가 건설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 우려로 가스발전의 필요성이 다시 급부상하면서 당진 LNG 터미널의 가치와 필요성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의 신규 장기 계약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정부는 신규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무탄소 전원으로만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메가프로젝트로 엄청난 추가 전력 수요가 발생할 예정이고, 현실적으로 상당 비중을 LNG발전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에 따른 신규 LNG 공급도 필요해졌다.

다만, 가스 인프라 역시 주민 수용성이라는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전소용 고압 가스관이 통과하는 용인 양지면 일대 주민들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노선 변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프로젝트가 전력과 가스 공급 지연으로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역 사회와의 상생 및 갈등 해결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Copyright ©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한민국 경제의 힘, 에너지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