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결혼식에 왜?”…요즘 예비부부 사이 확산 중인 ‘암행투어’ 알고 보니

임유진 기자 2026. 7. 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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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암행투어 후기·체크리스트 공유…QR코드 도입 예식장도
가격 정보 공개는 전국 예식장 4% 수준…정보 비대칭 여전
전문가 “허가 없는 방문은 삼가해야,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SNS에 올라온 '결혼식장 암행투어' 관련 게시물. 인스타그램 갈무리


최근 예비부부들이 결혼식장을 계약하기 전 모르는 사람의 실제 결혼식에 하객으로 위장해 예식장 운영을 확인하는 이른바 ‘결혼식장 암행투어’가 확산하고 있다. 정보 부족에 따른 소비자들의 자구책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초대받지 않은 외부인의 예식 참석은 비매너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온라인 후기나 홍보 자료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실제 예식장 운영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암행투어에 나서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반면 신랑·신부 측에서는 “초대받지 않은 외부인이 식권까지 사용하고 간다”는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 SNS에는 ‘#암행투어’, ‘#웨딩암행투어’, ‘#예식장답사’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수백 건 찾아볼 수 있다. “블로그와 카페 후기를 수십 개 봐도 실제와 달랐다”는 경험담과 함께 식장 로비와 예식홀, 연회장 등을 둘러보는 영상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에는 “식사 양이 적다”, “폐백실 동선이 불편하다” 등의 후기가 공유되고, ‘오는 길 및 주차’, ‘예식홀’, ‘피로연 및 음식’ 등으로 구성된 체크리스트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하객룩 착용 ▲연회장 이용 자제 ▲축하·박수 동참 등 암행투어 시 지켜야 할 자율 규제 매너도 공유되고 있다. 일부 결혼식장은 청첩장에 QR코드를 도입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SNS에 올라온 '결혼식장 암행투어' 관련 게시물. 인스타그램 갈무리


암행투어가 확산한 배경으로는 결혼식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평가에서 결혼서비스 시장의 소비자지향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50.4점으로 조사 대상 시장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같은 조사에서 청년층의 결혼서비스 만족도도 100점 만점에 70.6점에 그쳤으며, 가장 큰 불만은 “가격 비교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YWCA연합회가 2024년 실시한 결혼서비스 실태조사에서도 가격 비교가 어려운 이유로 “가격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9.4%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정보 부족은 결혼식장의 영업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상담 당일 계약을 완료하면 보증 인원을 감면하거나 꽃 장식, 폐백실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며 즉시 결정을 권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계약 이후 추가 비용이 붙는 구조 역시 소비자들의 정보 부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격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 데다 식대와 대관료 외에도 꽃 장식, 음향, DVD 촬영 등 각종 옵션 비용이 추가되면서 최종 계약 금액을 미리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를 제정하고 18개 업체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 권고했다. 또 결혼서비스 가격표시제를 도입해 올해 5월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가격을 공개한 결혼식장과 결혼준비대행업체는 64곳으로 전국 1천500여 곳의 약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결혼식은 일생에 한 번뿐인 중요한 행사인 만큼 이를 단순히 비매너라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예식장이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실제 예식이 진행되는 상황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허락 없이 참관하는 것도, 결혼 당일 현장에서 허락을 구하는 것도 모두 삼가해야 한다”며 “예식장이 주체가 돼 사전에 신랑·신부의 동의를 받아주고, 식사 비용도 별도로 부담하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관련 기관이 예식장 협회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 참관 절차를 마련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며 “암행투어를 근절하기보다 소비자가 정식으로 실제 예식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임유진 기자 iyj7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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