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경쟁력 따라 희비 갈릴 것” 스테이블코인 시대 ‘1거래소 다은행’의 역설 [크립토360]

경예은 2026. 7. 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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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개설 과정·앱 경쟁력이 고객 유입 좌우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땐 거래소 관계도 변수
1거래소 다자은행 체계가 적용됐을 때 거래소 애플리케이션 예상 화면. 이미지 속 자산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챗GPT를 이용해 제작]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금융투자업계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두고 지분 투자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향후 법인투자 허용 범위 확대에 이어 ‘1거래소 다은행’ 체제까지 현실화할 경우 시장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 제휴를 통한 고객 기반 확대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비대면 금융 경쟁력에 따라 은행별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업비트), 코인원 등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향한 금융사들의 지분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주요 거래소 가운데 금융권과의 접점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던 빗썸도 키움증권을 비롯한 다수 기업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은행권에서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를 둘러싼 경쟁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바이낸스와 고팍스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실명계좌 제휴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거래소가 복수 은행과 제휴하는 ‘1거래소 다은행’ 체제 도입 가능성도 새로운 화두가 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은행들이 그동안 자금세탁방지(AML) 부담 등을 이유로 거래소 실명계좌 제휴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왔지만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도 오랫동안 거래소 계좌 파트너가 되는 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는 단순한 입출금 통로를 넘어 신규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임베디드 금융 채널에 가깝다. 거래소 이용자가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자금을 입출금하는 과정에서 은행 앱과 서비스에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통해 고객 기반을 크게 넓힌 사례도 은행권이 거래소 제휴를 주목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 풀 확대 측면에서는 1거래소 다은행 체제가 은행에 이득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이는 은행이 디지털금융을 굉장히 잘한다는 전제하의 이야기로 인터넷은행 대비 비대면 실명계좌 오픈 프로세스 경쟁력이 뒤처진다면 오히려 고객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은행 체제가 도입될 경우 은행 간 경쟁 축이 단순 계좌 제공에서 비대면 계좌 개설 속도, 앱 사용성, 인증 편의성, 자금세탁방지(AML) 역량 등으로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거래소가 어느 은행과 제휴했는지가 고객 유입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어느 은행 계좌를 선택할지 경쟁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경쟁이 계좌 개설 편의성을 넘어 금융 앱 전반의 경쟁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거래와 결제, 투자상품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미국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주식과 원자재, 예측시장,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는 통합 금융 서비스 전략을 제시했다. 로빈후드 역시 ‘로빈후드 월렛’을 기반으로 금융상품 제공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금융사 앱에 디지털자산 관련 기능이 더해질 경우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은행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이 고객 유입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단순히 디지털자산 거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금융 편의성과 접근성을 함께 높여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선택권 측면에서도 다은행 체제 논의는 힘을 얻고 있다. 한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입출금 수단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은 뱅킹의 기본”이라며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환경에서는 여러 계좌에 접근할 수 있는데 거래소 입출금만 특정 은행으로 제한돼 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이후 은행과 거래소의 관계가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는 은행들이 거래소 유치를 위해 실명계좌 제휴와 지분 투자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향후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신뢰 인프라 역할을 맡게 될 경우 거래소와 지나치게 밀접한 관계가 이해상충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거래소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발행과 유통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를 고민해야 할 수 있다”며 “은행이 발행 측면에서 신뢰 인프라 역할을 맡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거래소와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는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기존 기업 고객을 온보딩하는 과정에서 이미 기본적인 심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디지털자산 특성을 반영한 자금세탁방지 절차를 추가하고 내부통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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