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놓쳐도 괜찮아"…포모 넘어 '조모' 뜬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점심시간이면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수익률을 인증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온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식과 부동산, 직장 생활까지 비교의 대상이 되면서 ‘나만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가 일상으로 번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활용 역량과 자기계발, 경력 관리까지 포모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가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의 소셜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주식·부동산 상승과 AI 붐이 맞물린 올해 5월 포모 언급량이 1만2767건으로 가장 많았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서도 같은 기간 포모 검색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피로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신경 쓰기보다 놓치는 것을 오히려 즐기는 조모(JOMO·Joy Of Missing Out)족이다.
조모를 택한 사람들은 주식과 집값, AI 정보를 무조건 차단하고 선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정보는 받아들이되 다른 사람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타인과의 비교나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과 내면의 평화를 중시하는 것이다.
썸트렌드에 따르면 포모 확산과 함께 조모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4월 조모 언급량은 지난해 1월 대비 152.6% 증가해 1년 새 약 2.5배 늘었다. 이는 포모가 커질수록 의도적으로 ‘연결을 끊으려는’ 반작용이 강화되는 양극화 현상으로 풀이된다.
연관 검색어로는 ‘건강한’, ‘긍정적’, ‘효과적’, ‘좋은 방법’ 등 긍정 표현과 ‘스트레스’가 주요 단어로 나타났다.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몇 배 벌었다는 이야기에 흔들려 제 페이스를 바꾸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무너질 수 있다”며 “내 속도를 잘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틱톡 등 SNS 플랫폼에서 ‘#JOMO’ 해시태그는 50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중 독서와 명상처럼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SNS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를 단절하는 ‘디지털 디톡스(해독)’ 여행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호텔 기업 힐튼에 따르면 2024년 여행을 계획한 전 세계 성인 1만3000명 중 약 4분의 1은 휴가 기간에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일상에서도 이어진다. 조모족은 과열된 투자 시장에서 커뮤니티 이용 시간을 줄이고 SNS 역시 알림을 끄거나 사용 시간을 정해둔다. 나아가 남과 성과를 비교하기 어려운 운동과 독서, 명상 등 취미 활동으로 관심을 돌리기도 한다.
주식을 살 때는 감당 가능한 손실부터 따지고 집을 살 때도 상승 전망보다 소득과 대출 상환액, 실거주 계획을 먼저 살핀다. AI 역시 모든 새로운 도구를 따라가기보다 현재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결국 조모는 자산과 성과로 끊임없이 비교되는 사회에서 남의 속도를 쫓기보다 자신의 일상을 지키려는 현대인의 새로운 생존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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