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롤타워는 옛말"…부동산정책 주도권 내준 국토부

이정혁 기자 2026. 7. 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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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부처 아닌 집행부처 전락" 내부선 위기 목소리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자율주행 AI 전문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1.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예전 같았으면 국토부가 다 챙겼을 일인데…."

최근 국토교통부 안팎에서는 이런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부동산 정책의 콘트롤타워였던 국토부가 주요 정책과 조직, 인사에서 잇달아 주도권을 내주면서 정부 내 위상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힘 있는 경제부처 중 하나로 꼽혔던 국토부의 역할이 정책 설계 부처에서 단순 집행 부처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LH 사장 간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후임 인선 촉각
지난 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의 후임 인선이 단적인 예로 거론된다. 당초 국토부 A국장이 후임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유력하다는 하마평이 돌았지만 최종 단계에서 비국토부 출신의 특정 인사가 유력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를 두고 국토부 내부에서는 청와대와의 정책 조율 통로가 한층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국토부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다. 이재명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동산감독원 역시 국무총리실 산하로 확정되면서 핵심 기능이 또 한 번 외부로 이동하는 모양새가 됐다.

세종 관가에서는 과거처럼 국토부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기보다 권한과 기능이 여러 조직으로 분산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정책 행보를 바라보는 내부 시선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자율주행과 미래 모빌리티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관련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감안하면 반드시 챙겨야 할 분야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집값 불안과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정책의 무게중심이 주택 공급과 시장 안정에 더 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부동산 감독원도 뺏기고" 국토부 내부는 위기 의식
이 같은 시각은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을 토허제(토지거래허가구)로 묶은 '10·15대책' 발표 다음 날 김 장관이 자율주행 관련 중국 출장에 나섰던 일을 계기로 한층 확산됐다. 이른바 역대급 강도의 규제 발표 직후 주무 부처 장관이 자리를 비운 모양새가 의아하게 느껴진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상황인 만큼 주무부처 장관의 최우선 과제가 주택 공급과 시장 안정이어야 하지만 김 장관의 최근 행보는 이런 측면에서는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공공주택 개발 등 단순 집행하는 역할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주요 정책 결정 권한은 총리실이나 재정경제부 등 다른 조직에 뺏기는 경우가 늘면서 "부처들의 시행사가 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토부 관계자는 "그간 국토부는 집값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부처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국토부가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가 부동산 정책의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는 것 자체가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서울 마포구 미래모빌리티센터에서 자율주행 차량에 시승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8. photo@newsis.com /사진=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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