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째 가격 안 올리고 있습니다”...물건값 내리는 게 최대 목표라는 기업

배윤경 기자(bykj@mk.co.kr) 2026. 7. 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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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코스트코 매장에 진열된 자체 브랜드 생수 상자들. AFP연합뉴스
주말에 가족과 대형 할인점에 가본 적이 있나요? 천장 높이 쌓인 물건들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새 카트가 꽉 차곤 하죠. 그런데 매장에 들어갈 때 입구에서 회원 카드를 꼼꼼히 확인하는 곳이 있어요. 바로 ‘코스트코’예요. 매년 적지 않은 연회비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도 전 세계 1억4850만명의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매력에 홀린 걸까요?

보통 마트는 물건을 팔아서 이익을 남긴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코스트코는 조금 달라요. 물건을 팔아서 남기는 이익률(매출총이익률)을 11% 수준으로 아주 낮게 유지해요. 이익률이 약 25%인 월마트와 비교하면 물건을 팔아서는 돈을 거의 벌지 않는 셈이죠.

진짜 수익은 ‘연회비’에서 나와요. 2025년 4분기 사업 보고서를 보면 코스트코는 한 해 동안 멤버십 수수료로만 53억2300만달러(약 8조원) 를 벌어들였어요. 물건은 원가에 가깝게 싸게 줘서 사람들을 모으고, 그 회원들이 내는 가입비로 회사를 운영하는 아주 독특한 구조예요.

마진을 적게 남기고 연회비로 돈을 버는 구조다 보니 코스트코의 지상 최대 과제는 ‘가격을 무조건 낮춰서’ 회원에게 보답하는 거예요. 론 바크리스 코스트코 최고경영자(CEO) 역시 실적 발표에서 “우리의 목표는 가격을 가장 먼저 내리고 가장 나중에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죠.

이런 철학을 지키기 위해 코스트코는 아주 영리한 방법들을 씁니다. 먼저 보통 수만 가지 상품을 파는 대형마트와 달리 코스트코는 판매하는 상품 가짓수(SKU·Stock Keeping Unit)를 4000개 미만으로 꽉 줄였어요. 케첩을 예로 들면 가장 잘 팔리고 품질 좋은 브랜드 딱 한두 개만 가져다 놓는 식이죠. 소수의 품목만 엄청나게 많이 사 오니까 물건을 만드는 회사와 협상할 때 공급 가격을 팍 낮출 수 있어요.

여기에 자체브랜드(PB) ‘커클랜드 시그니처(Kirkland Signature)’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자체 브랜드로 생수, 화장지, 세제처럼 일상에서 자주 찾는 물건을 저렴하게 선보이며 많은 호응을 얻고 있어요. 게리 밀러칩 코스트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커클랜드 제품은 일반 브랜드보다 최소 15~20%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동급이나 그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죠.

미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코스트코 주유소. AFP연합뉴스
상품 외에 소비자를 유인하는 강력한 무기는 주유소예요. 동네 주유소보다 저렴하게 연료를 판매해 회원이 자연스럽게 매장 방문하게 만들죠. 왜 꼭 주유소여야만 할까요? 바크리스 CEO 발언에서 이유를 엿볼 수 있어요. 그는 실적 발표에서 “주유소를 이용하는 회원은 보통 더 많이 지출한다”며 “저렴한 주유비는 앞으로 회원의 충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즉, 주유소가 40년 동안 똑같은 가격을 지켜 유명해진 코스트코 핫도그처럼 훌륭한 미끼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죠.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 방문에 집중하던 기존 판매 전략은 최근 온라인으로도 확장됐어요. 미국 내 평균 배송 시간을 45분 미만으로 단축하고 전용 앱 편의성을 높였죠. 이 과정에서 모바일 앱 접속자가 급증했고 ‘소매 미디어(온라인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시장은 크게 환호했어요. 월마트나 아마존 같은 경쟁사들이 이미 광고 사업으로 아주 큰 이익을 챙기고 있거든요.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어요. 하지만 코스트코의 대답은 시장의 기대와 완전히 달랐어요. 밀러칩 CFO는 “광고 측면에서 추가적인 이익이 나타날 것”이라며 “항상 그렇듯이 초점은 광고 수입 대부분을 재투자해 회원님들께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매출도 올리는 데 있다”고 덧붙였어요.

새로운 수입원이 생겨도 당장의 마진을 챙기는 대신 ‘회원 가치 재투자’라는 철학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거죠. 전 세계 1억4000만명이 매년 기꺼이 연회비를 내며 90%라는 높은 갱신율을 기록하는 진짜 비결은 어쩌면 이같은 코스트코의 뚝심에 있어요. 배윤경 기자·방예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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