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오를까 내릴까”…이번주 코스피 ‘운명’ 가른다

김주리 2026. 7. 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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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글로벌 반도체 조정이라는 악재가 덮치면서 국내 증시가 지난 한 주 내내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심리적 지지선인 8000선 아래까지 밀리고 전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면서, 그동안 강한 매수세를 이어오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도 균열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22.87포인트(3.84%) 하락한 8,088.34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한때 ‘1만피’ 기대감까지 커졌던 시장은 지난달 하순부터 급격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계기로 반도체에서 전통 가치주로 순환매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인 데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불거진 영향이다.

9,000선을 웃돌던 코스피는 단숨에 8,200대로 주저앉은 뒤 지난주 초 잠시 8,100~8,600선에서 안정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다시 655.32포인트(7.89%) 급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메타가 자사 AI 데이터센터의 유휴 연산 자원을 활용해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였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고, 여기에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반도체 공급 협상에 나섰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루 만에 6.27% 급락하자 국내 반도체 대표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9.06%, SK하이닉스는 14.57%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7,648.09로 올해 최고치였던 6월 19일 9,385.59보다 18.05%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다음 날인 3일에도 장 초반에는 전고점 대비 21.4% 낮은 7,378.10까지 떨어지며 7,300선대로 밀렸지만,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대규모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6.38% 급반등해 가까스로 8,000선을 회복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나는 이것을 끝의 시작으로 본다”고 말했다는 외신 보도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이나 산업 펀더멘털 자체를 훼손할 만한 새로운 악재는 아니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반등의 발판이 마련됐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노이즈에 의한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수급 역시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지난주(6월 29일∼7월 3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총 19조837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11조1217억원, 기관은 8조1212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기(4462억원), DB하이텍(2860억원), LG이노텍(1657억원), 한미반도체(148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3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순매도 상위에는 SK하이닉스(8조2824억원), 삼성전자(7조6천880억원), SK스퀘어(1조9875억원), 이수페타시스(3182억원), 삼성전자우(2630억원) 등이 포함됐다.

지난 3일 미국 뉴욕증시는 독립기념일 대체휴일로 휴장했지만 유럽 증시는 AI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은 0.82% 상승하는 등 주요 지수가 대부분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유럽 증시는 견조한 경제지표와 아시아 시장의 반도체 강세를 반영하며 상승 출발했고, 장초반에는 유틸리티 등 방어주와 산업재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미국 고용 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완화되자 반도체와 AI 관련 기술주로 매수세가 확산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시간외 선물시장에서도 나스닥100 선물이 강세를 보이는 등 AI 및 기술주를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7일)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10일) 등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반등 여부를 시험받을 전망이다. 반도체 대형주 쏠림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확대로 높아진 변동성도 여전히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형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89.29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약 90% 수준의 변동성을 의미하며, 통상적인 252거래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5.7% 안팎의 등락이 예상되는 수준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국면에서 (상승을 촉발할) 1차 촉매는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서프라이즈가 확인되면 메모리 업황 강세 신호로 작용하며 매도 심리를 보유 및 추격매수로 전환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상승 추세가 이어지려면 7월 중순 TSMC, ASML의 실적과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의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를 통해 하반기 방향성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기술적 반락인지, 아니면 AI 투자 사이클 전반에 대한 재평가의 시작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결국 투자자들의 시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기조, 외국인 수급 변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변수에 따라 최근 극심했던 변동성이 진정될지, 추가 조정으로 이어질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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